[기자의 北 뉴스역설] 결승선 없는 경주! 주로를 맴도는 사회주의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2/18 [09:58]

[기자의 北 뉴스역설] 결승선 없는 경주! 주로를 맴도는 사회주의

통일신문 | 입력 : 2021/02/18 [09:58]

 


일터로 나간 북한 근로자들의 눈앞에 선참으로 안겨드는 것이 있다. 새 경쟁도표이다. 일명 ‘사회주의 경쟁도표’다. 


사회주의경쟁은 근로자들, 또는 집단들 사이에서 서로 돕고 이끌면서 진행하는 사회주의적 대중운동을 뜻한다. ‘천리마운동’이 그 역사적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1956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행한 김일성의 연설 ‘사회주의 건설에서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키기 위하여’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북한은 ‘3개년계획(1954~1956)’의 수행으로 전후 복구건설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으므로, 이 바탕 위에서 새로운 ‘인민경제5개년계획(1956~1961)을 앞두고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난관에 봉착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경제건설노선 등을 둘러싸고 전개된 당내 사상투쟁은 1956년 ‘8월 종파사건’이라는 극단적 형태로 표출되었다. 소련 등의 원조 삭감은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위한 경제계획 수행에 중대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다름 아닌 노력경쟁(勞力競爭)을 통하여 생산 증대를 꾀한 노동강화 운동인 것이다. 

대내외적인 난국을 타개할 목적으로 발발된 ‘천리마운동’은 점차 1976년부터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이라는 더 높은 단계의 대중운동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다시 한 번 천리마를 타라,” 등 ‘새로운 만리마속도 창조운동’을 대중적으로 전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경쟁운동의 초기에는 대중의 적극적인 열의가 호응하여 일련의 정치적 및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날이 감에 따라 형식적이고 상징적인 운동으로 변색되고 말았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105리를 달리는 마라손 경기도 결승선이 있기에 죽기내기로 달리는 것이다. 허나 북한의 사회주의 마라손은 결승선이 없다. 105리가 아니라 사회주의라는 경기장 안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주로에서의 달리기이다. 끝과 시작이 맞붙어 있는 끝나지 않는, 도저히 끝날 수 없는 달리기이다. 지치기 마련이다. 그렇게 돌다나면 어지럽고 지겨워 짐승도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연자방아를 돌리는 나귀도 눈을 가리고 부리는 것이 아닌가.

짐승이 그러할 진데 사람이야 더 말해 무엇 하랴. 중요한 것은 아무리 달려도 보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경쟁에서 이긴들 무슨 소용인가. 하다면 또 한 번 놀랄 것이다. 그런 무의미한 경쟁에 북한의 근로대중이 왜서 동참하는 걸까?  나귀가 돌고 싶어 도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마찬가지이다. 돌지 않으면 채찍이 차려진다.

북한 사회에서의 경쟁은 명예나 상금을 위해서가 아니라 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경쟁! 그야말로 생존경쟁이다. 같은 목적에 대하여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우승을 향한 사회경쟁이 아니다. 낙오자를 식별하기 위한 경쟁, 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지지 않기 위해 죽도록 달려야 하는 경쟁, 뒤떨어진 자가 채찍을 맞아야 하는 적자생존의 경쟁이다.

흔히 생태계에서 생물의 개체 수가 공간이나 먹이의 양에 비하여 많아지는 경우 생긴다는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열을 인위적으로 고취하는 것이 사회주의경쟁의 본질이라고 기자는 밝히고자 한다. 결국 사회주의 위업이 경기장 주로를 맴도는 의미 없는 경주임을 알 수 있다.     


이도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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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곰 2021/03/04 [21:07] 수정 | 삭제
  • 잘 읽었습니다
  • 불공 2021/02/19 [11:38] 수정 | 삭제
  • 정말 잘 집었네요 이글을 이해하는 우리 젊은이 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선 학교 학력 석차가 없어 졌다고 좋아하는 순간 조국이라 부부 교수는 그 잘난 사회주이 이론을 펴면서 진작 자신은 인터 자격증이란 가짜 서류로 자신들은 일등의 고지 먼저 가는 비극이 사회주의 자들을 지금도 그자들을 옹호하고 죽기 살기로 보호 하고 있는 세상이다
정방산성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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