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전환(轉換)시대, 한반도의 대응전략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2/18 [09:43]

[논설위원 칼럼] 전환(轉換)시대, 한반도의 대응전략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통일신문 | 입력 : 2021/02/18 [09:43]

세계가 대전환시대에 접어들었다. 국제사회의 정치지형은 말할 것도 없고 기술적, 문명적 전환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신종바이러스까지 변종과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통일신문

우리가 원하는 바를 분명히 밝혀야 

 

이 같은 현상은 기존 질서를 와해시키면서 새로운 질서의 태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 또한 급박해지고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우선 정치외교 분야만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한미, 한중, 한일관계에 있어서도 고도의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도 외교 수장을 교체하는 등 대응에 나서며 고심하고 있지만 주변 여건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업적으로 내세웠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 문제일 것이다. 이는 미국 새 정부와의 협력체계를 재구축함과 동시에 단절 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남북관계의 복원이라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다. 

안보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면서도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나오도록 설득해야 하는 이중적 모순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 미중, 한중, 북미 등의 이해관계가 서로 첨예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이미 제갈 길을 가고 있다. 미국에게는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제시한바 있고 남측에 대해서도 ‘합의 이행만큼 상대’하겠다며 태도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게 그 책임을 넘기고 문재인 정부에게는 중재능력과 남북협력 의지에 대한 불신으로 대화제의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내적 문제에만 몰두하며 자력갱생의 새판을 짜고 있는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동당규약을 개정해 국방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다. 핵무기의 개량과 개발을 공식선언하고 열병식 등을 통해 새로운 무기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고 지도급 인사를 대폭 교체하면서 국정 전반에 걸쳐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강경입장 또한 한국 정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 대 중국 견제를 위한 경쟁에서 한국의 선택을 요구할 수도 있다. 

 

외교노선과 원칙 천명...신뢰가 중요              

 

미국이 동맹을 내세워 한국에게 대중압박전략인 인도‧태평양구상에 참여를 강요하거나 주한미군철수 카드를 내밀며 동참을 압박하게 되면 한국으로서는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인접국이고 우리나라 대외무역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에서도 협력이 불가피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일문제에 대한 개입도 우려된다.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과거사 문제. 무역 갈등 문제에 대해 미국이 공정치 못한 관여를 하거나 삐걱거리고 있는 한‧미‧일 동맹을 복원하기 위해 정부나 국민들의 정서를 무시한 채 무리수를 두는 것도 배제할 수 없기에 그렇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해결책은 있는 법이다. 전환시대에는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된다는 장점이 있다. 급변하는 이 시대적 배경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바이든 시대를 맞아 가히 혁명적 변화를 꿈꾸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사에서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문제에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적극적인 외교력을 발휘한다면 호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국제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모호성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국제규범의 틀 안에서 투명한 외교노선과 원칙을 천명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특히 한미현안인 방위비분담금(SMA) 문제, 전시작전권 전환에 관한 문제, 한미합동군사훈련 축소문제는 물론이고 남북문제, 미중문제, 한일문제 등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바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큰 적은 강대국의 위협이나 첨단무기가 아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포기하는 것이고 소모적 정쟁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통합을 저해하고 국익을 훼손시키는 행위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4월의 만경대…꽃 경치를 펼친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