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플러스] 북한을 인식하는 성찰의 시간 필요하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3/26 [12:20]

[통일플러스] 북한을 인식하는 성찰의 시간 필요하다

통일신문 | 입력 : 2020/03/26 [12:20]

<박찬석 한국통일교육학회 회장,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북한은 참 알 수 없는 한국의 상대 집단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재난 속에서도 한국 정부에게 냉소와 친서 그리고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서슴없이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3월 2일 원산에서 방사포를 발사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즉각적인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자 3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한미훈련 일시적 연기에 따른 북한 임장을 반영하지 않는 것에 대한 서운함을 거칠게 보였다. 다소 거친 표현이 담긴 비난성 대남담화를 김정은을 통하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발표로 한국 정부에 이색적으로 경고를 준 것이다. 

이어 지나치다 싶었는지 단 하루도 지나지 않은 4일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위로 친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화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재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9일 오전 7시 36분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북한은 그들의 계획을 숨김없이 추진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여 주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사회는 정신을 차리고 미래를 대응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강경온건 전략은 한국 정부에게 북한의 건재함을 보이며 동시에 한국 정부가 보다 민첩하게 대미 협상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신호이다. 이러한 신호에 대해 한편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의 모습도 보여야 한다.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해 대미 협상력을 기르게 하려면 한국 사회 내부의 동력과 북한의 건실한 인내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의 어느 국가도 상대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북한은 그러한 의미에서 한국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한국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전략이 그동안 일정정도 미국과 한국에 작동한 사례가 있어 강경과 온건 그리고 강경책을 쓰는 것이다. 그러한 입장을 십분 잘 파악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응과 전략은  지금까지는 틀리 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의 야당이나 보수 세력들은 북한의 작태에 대해 그리고 그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세가 불만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과 북의 갈등 75년에 비하면 오늘날의 북한 전술의 온건과 강경 교체가 매우 빈번하고 변화무쌍함을 잘 파악해야 한다. 즉 북한 스스로 한국 정부가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것임을 우리 사회는 간파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한국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우리가 맏형으로 역할을 잘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강하게 한국을 비난하는 것은 한국 정부를 단순히 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그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한반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북한 당국의 요구를 잘 받아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북한 정권은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라고 보는 국내적인 안정적 시각도 굳건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와 야당이 일정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믿음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국 사회의 대북 인식에 있어서 아직도 초보 단계임을 인정하면서 보다 큰 평화적 논의와 화해 협력적 논의를 구축하려는 대북인식의 기회를 더 갖추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몇 안 되는 언론 등 선전 매체를 총동원하여 한국 정부를 움직이려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의 실제 백가쟁명을 자랑하는 다양한 언론들이 국익과는 상관없이 자기 언론의 찬란함에 빠져 정부의 대북정책을 수백 가지로 해석하고 오용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늘 북한이나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자국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맏형, 줏대 없는 동아시아의 바보처럼 비춰질 것이다. 

이제 우리 내부가 갈등적 상황이나 인식에서 극복하며 희망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책 뿐 만 아니라 정확하게 북한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의지를 잘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아는 언론이나 국민들이 더욱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리명수 폭포 설경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