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일 칼럼] 탈북민 강제 추방시킨 오늘의 현실은?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9/12/05 [11:57]

[림일 칼럼] 탈북민 강제 추방시킨 오늘의 현실은?

통일신문 | 입력 : 2019/12/05 [11:57]

<림일 탈북작가>

 

한국전쟁 휴전 이후 시작된 66년 탈북민 역사에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2019117일 정부는 동해 NLL 인근 해상에서 월선(탈북)2명의 북한 선원을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그들이 바다의 오징어잡이 배에서 선장 등 16명의 선원을 살해했고,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2명의 북한 선원은 남한이 납치하지 않은 이상 분명 살겠다고 온 탈북민이다. 그들이 16명을 죽였다는 것은 북한 당국의 발표로 추정되며 진짜 범죄자인지 아닌지는 법정에서 가리면 될 것인데 왜 정부가 3일 만에 조사를 마치고 추방했는가.

정부는 북한 선원을 강제로 추방한 다음 날 그들이 타고 왔던 17톤급 오징어잡이 배도 북으로 넘겼다. 그나마 정확한 해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에 필요한 혈흔이나 살인흉기, 어로도구 등이 전부 없어진 것으로 완전미궁에 빠진 사건이다.

우리나라 헌법에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되어있는데 국제법상 난민이란 표어는 듣기에도 거북하다. 그러면 역대 대한민국 정부는 남한에 입국한 34천명의 탈북민 모두가 국제난민 규제에 해당되어 주민등록증을 발급해줬는가.

이제는 역사이지만 19681월 대한민국 청와대를 습격하여 대통령을 시해하려 했던 북한군 특수부대원 김신조에게도 국민자격을 부여했다. 198711월 대한항공 858편 폭파로 국민 115명을 죽인 살인범 김현희도 사면했다. 북한주민 16명을 죽인 2명의 선원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범죄자들이나 북으로 보내거나 사형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19972월 중국 베이징에서 탈북 한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에게 국가자금을 횡령한 범죄자라고 했다. 3년 전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온 태영호 전 영국공사를 가리켜 주색에 빠지고 사기협잡꾼, 미성년자 강간범이라고 했다.

고위급 인물의 탈북은 북한에서 간부와 주민들에게 민심동요를 유발하는데 그것을 차단하기 위해 온갖 새빨간 거짓말을 꾸며 범죄자로 포장하여 성토한다. 안 그러면 노동당독재 체제유지를 할 수 없기에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까지 쓰는 것이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3만 탈북민은 모두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배신한 반역자이다. 그러면 정부는 가령 북한이 범죄자라며 탈북민 전원 송환을 요구하면 어쩔 테인가. 2천만 인민의 독재자 김정은의 반인륜적인 협박에 굴복할 것인가.

필자가 태어나 28년간 살았던 북한사회는 자유인권이 뭔지도 모르는 무고한 인민들이 수령(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비판은 고사하고 그의 사진만 구겨도 총살되는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이다. 수령의 고모부도 국가정책에 불순종했다고 고사포로 폭살하고 수령의 이복형도 시퍼런 대낮에 외국의 국제공항에서 독살하는 정권이다.

2천만 북한주민이 하나 같이 김정은의 노예가 되어 짐승처럼 살아가는 비정상의 사회이다. 5천만 동포가 사는 남한 땅에 언제든 전쟁을 불사하겠다며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전혀 멈추지 않는 군사깡패 집단이며 국제사회의 불량국가이다.

이러한 인간 생지옥으로 북한 선원 2명을 강제로 추방시켰다. “사람이 먼저다!”는 당연한 말을 마치도 새로운 것인 양 포장하여 집권한 이 정권에서는 탈북민은, 북한 동포는 사람도 아닌가 말이다.

탈북어민 2명을 추방한 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1125일 부산서 열리는 ‘2019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참석요청을 했다.

자유를 찾아왔다 추방당한 두 탈북청년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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