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세월 30/ 12월의 다짐

장운영 | 기사입력 2005/11/30 [17:24]

은빛세월 30/ 12월의 다짐

장운영 | 입력 : 2005/11/30 [17:24]
12월. 한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는 은빛세월의 눈앞이 뿌옇게 흐려온다.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대수롭지 않게 들어 넘겼던 아들, 손자의 퉁명스런 말 한마디에 노여움이 생기고, 쓸쓸함으로 가슴이 메인다.
이래서는 안되지... 숨한번 크게 몰아쉬고 어깨를 펴보지만 마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나라경제까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으니 더욱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 나라가 부강해야 사회가 풍요롭고 이에따라 가정도, 인심도 넉넉해지는데 경제한파로 인해 올해 연말은 더욱 마음을 갈곳 모르게 한다.
40년전 폐허속에서도 이보다는 덜 외로웠었다. 무엇을 할까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어두움의 터널을 벗어나기위해 달리기만 했던 그 시절이 더 행복했던것 같다.
성성한 백발에 얼굴 가득히 세월의 흔적이 난무하고, 내일보다는 지나간 어제가 갑자기 더 그리워지는 흔들림에 세상밖이 갑자기 더 두려워진다.
" 늙는다는 것이 / 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 같은 것인 줄 알았지// 늙는다는 것이 / 흰 머리카락 느는 것과 / 같은 것인 줄 알았지.// 늙는다는 것이 / 존댓말을 듣는다는/ 그런 것인 줄 알았지// 늙는다는 것이 시계바늘 그것과 관계있는 것인 줄 알았지// 늙는다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더군/ 제 몫의 밥그릇 수가 점점 적어지는 것이더군.// "박지견시인의 '늙는다는 것이'의 전문 "
은빛세월은 그러나 패자일 수는 없다. 아직도 신념을 잃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생전에 이루어질 것이든, 이루지지 못할 꿈으로 끝나 버리든지 상관없이 은빛세월이 그 희망을 결코 버리지 않았다는 것에 다시 걸어 갈 힘을 얻는다. 통일에 대한 신념, 고향에 대한 신념이 절망에서 은빛세월을 구원한다.
나라의 정치도 경제도 이러한 할수 있다는 신념만 잃지 않는다면 부흫시대는 다시 찿을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고, 하나로 뭉친다면 굳은 땅에 물이 고이 듯 국민들이 성숙된 새로운 모습으로 통일조국을 향해 힘찬 미래를 설계하게 될것이다.
한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새해에는 더욱 알찬 계획을 세울수 있는 지혜로움을 갖춰 은빛세월의 저력을 보여주자. 오늘 열심히 살면 결실을 맺지만 오늘 절망하면 미래의 문은 그만큼 멀어져 더욱 힘들기 마련이다.
"후퇴하는 자에겐 승리가 없다. 그리고 승리자는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 는 것을 은빛세월이 먼저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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