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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의 분석] 北 외교라인 교체와 리선권 외무상직 임명 의미
 
통일신문 기사입력  2020/01/21 [11:18]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201912월말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대북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새로운 노선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외교를 이끌어온 유럽통인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과 리용호 내각외무상이 해임됐다.

스위스 주재 대사를 지낸 리수용과 영국 주재 대사를 지낸 리용호는 지난 1231일 김정은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참석자들 간의 기념사진 촬영에 참가하지 못한데다가 지난 118일 북한이 발표한 항일빨치산 황순희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빠져 해임이 간접적으로 확인되었다.

리수용이 맡았던 국제부장직에 중동지역과 러시아주재 대사 경력의 김형준이 임명됐다. 그리고 리용호가 맡았던 외무상직에는 남북군사회담과 고위급회담에 북측대표로 나왔던 리선권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동지역과 러시아주재 대사를 지낸 김형준의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직 임명은 전통적인 우호국가인 러시아와 중동지역의 친북성향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정치외교적 공세방침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계속 강화하면서도 올해 시진핑의 방한 등을 고려해 중국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그동안 미국과의 협상경험이 없고 기본적으로 남북군사회담 전문가인 리선권을 외무상직에 임명했다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김정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북미 대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되었고 북한의 대미 입장도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선권은 지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을 이끌어가는 30명 내외의 파워 엘리트들로 구성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후보위원직에도 선출되지 못했고, 118일 발표한 황순희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당중앙위원회 제75차 전원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과 내각 외무상 모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위원이었는데 전원회의 이후 국제부장은 정치국의 후보위원직에 선출되었다. 신임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직에도 선출되지 못해 외교 엘리트의 위상이 하락하게 됐다.

신임 외무상 리선권은 전통적인 외교 엘리트도 아니고 과거에 장기간 군부의 이익을 대변해온 인물이다. 향후 북한 외교에서도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군부의 입장이 더욱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선권이 2018년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대표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그것은 외무상이 남한을 제외한 비사회주의국가들을 대상으로 외교를 전개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리선권이 외무상직에 임명된다고 해도 남북관계에 관여할 여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제7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입장을 노선으로까지 채택하고 그에 맞게 외교 라인도 대폭 개편한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계속 희망적 사고에 기초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만 집착한다면 한국의 안보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성공을 위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거나 비핵화 협상의 실패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기존의 외교안보·대북 라인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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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21 [11:18]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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