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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2세대는 탈북민들과 애국·애향 활동 함께 할 것”
[인터뷰]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장만순 위원장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10/10 [11:05]

올 추석에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 마당에서 이색풍경이 펼쳐졌다.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야외무대와 텐트를 친 곳에 식사자리가 마련됐다. 청사 5층 강당에서 이북조상 합동차례 및 행사를 마친 고향사람들을 위로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매해 추석이면 실향민들은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찾아 합동차례를 지냈다. 국무총리와 주무부처 장·차관이 참석하여 위로와 격려를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행사가 서울의 구기동 이북5도위원회 통일회관(강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고령인 실향민들의 유동편의를 위해서이다.

1945년 8월 15일, 해방 후부터 1950년 6·25전쟁 발발 전까지 잔인한 공산독재의 북한체제에서 자유남한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대략 350만 명, 이후 1953년 7월 휴전 일까지 내려온 사람은 150만 명으로 모두 500만 명이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 2019년 현재 남아있는 실향민은 대략 40만 명으로 추정한다.

생존한 실향민들은 80~90의 고령으로 언제 하늘나라로 갈지 모른다. 장장 70여년 부모형제가 기다리는 이북의 고향에 한 번 못가보고 눈물 속에 사는 실향민들이다. 이북5도청에서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장을 만났다.

▶ 올해 추석행사가 성대했다.

지난 9월 11일 오전 11시, 이북5도청 5층 강당과 야외 마당에서 진행되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이북5도위원회 각도 지사들과 관계자, 실향민 등 모두 1.000명이 참석했다. 작년과 다른 것이 있었다면 야외에 대형스크린과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실향민 어르신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식사를 하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잠시나마 부모형제 두고 온 이북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꼈을 것이라고 본다.

▶ 행사를 이북5도청에서 하는 이유는 뭔가.

예전에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오두산통일전망대 혹은 임진각에 진행되었다. 아시다시피 실향민 어르신들이 고령이라 먼 거리 유동에 불편을 느낀다. 보통 500명 정도 참석했는데 그에 필요한 전세버스 10여 대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이북5도청에서 하되 인원은 2배인 1.000명으로 늘렸다. 3년 전 부터이다.

 

추석날 대형스크린과 특설무대 설치

실향민 어르신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식사 하도록 배려…이북고향에 대한

향수 잠시나마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

평양냉면 비롯해 아바이순대, 왕만두

송편, 꼬치음식 등 다양하게 상차림

 

▶ 다른 실용적인 것이 있다면.

임진각에서 행사를 할 때면 500명 참석자에게 퍼포먼스로 만든 비빔밥이나 도시락 지급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북5도청에서 한 행사에는 평양냉면을 비롯한 아바이순대, 왕만두, 송편, 꼬치음식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어르신들이 굳이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되는 그 먼 곳에 가지 않으니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되고 야외에서 흥겨운 사물놀이 공연을 관람하며 식사를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를 소개해 달라

분단과 6·25전쟁 휴전 이후 생겨난 일천만 이산가족이다. 해방 후부터 전쟁 휴전까지 8년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은 모두 500만 명, 그들과 헤어진 가족도 북에 그만큼 있으니 대략적으로 두 배인 일천만이라고 본다.

1971년 이후 남북대화가 시작되고 예비회담을 하면서 이산가족 아픔을 덜어주고자 생사확인 서신교환하며 상봉을 갖자는 실향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1982년 당시 조영식(평북 출신 실향민) 경희대학교 총장이 설립하였다.

1971년 8월 12일은 남과 북으로 흩어진 ‘이산가족찾기운동’을 대한적십자사가 공식적으로 북한적십자사에 제의한 날이다. 이날을 기려 남북적십자회담 11주년에 즈음한 ‘제1회 이산가족의 날’(1982년)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이후 1985년 ‘남북이산가족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이 서울과 평양에서 상봉한 날인 9월 20일로 변경하였다. 2006년 이후 추석 전전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변경하고 현재 우리 단체에서 해마다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 언제 취임했는가.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는 정치적 역학관계나 특정사정으로 정부가 못하거나 불편해하는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우리 민간이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올해로 설립 38주년이다. 2008년부터 10년간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작년 12월 제7대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3년, 연임이 가능하다.

 

1971년 설립…‘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는

정치적 역학관계나 특정사정으로 정부가

못하거나 불편해하는 남북이산가족상봉을

민간단체가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져

 

2008년부터 10년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

12월 제7대 위원장으로 취임, 임기는 3년

 

▶ 본인의 특별한 업무방식은 뭔가.

실향민 어르신들은 하루가 다르게 생존하는 분이 적어진다. 이들이 가졌던 애국관, 통일관, 애향관은 우리 모두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들에게 있는 사진과 여러 가지 자료들을 계속 수집하며 그것을 기본으로 하는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갖는 것이다. 이 또한 분명 역사기록의 한부분이라고 본다.

현재 우리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의 해외지부로 미국 지부와 호주 지부가 있다. 여기에 속한 현지 실향민은 대략 2.000여 명으로 추산한다. 앞으로 이 지부들과의 업무관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성화 시키려고 한다.

이유가 있다. 북한당국은 해외거주 실향민에 대해서 비교적 한국의 실향민보다 우호적인 정책을 편다. 해외 실향민들의 북한방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남한 실향민들의 소식도 북으로 전해지고 또 남으로 전해오고 있다.

▶ 해외 실향민이 많은 이유는 뭔가.

전쟁이 끝나고 많은 국민들은 외국으로 이민을 가기 시작했는데 전체 인원수의 과반이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었다.

북한정권에 전부 빼앗기고 빈손에 내려왔으니 이왕이면 외국에서 시작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많았다. 해외에 생존한 실향민은 대략 수 만 명으로 추정한다. 한국에 있는 실향민들보다는 애국 및 애향 활동이 많은 편은 아니다. 우리 단체는 유럽에 2개 지부를 신설할 계획이며 그 준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제31차 UN인권이사회 활동을 말해 달라.

2 유엔사무소 앞에서 ‘피켓시위 및 이산가족현황에 대한 배너사진 전시회’를 개최, 이산가족문제를 인권문제로서 국제사회가 해결해 줄 것을 호소해 큰 호응을 얻었다.

▶ 어떠한 주제를 유엔에 요구했나.

현재 남북이산가족상봉의 허구성을 설명하고 진정한 해결을 위해 남북적십자회담보다는 국제인권기구를 통한 인권차원의 접근을 모색하는 쪽으로 발상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권이사회와 인권고등대표(OHCHR)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고 인권이사회와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우선적으로 80세 이상의 남한 실향민들에게 고향방문과 조부모 묘소참배를 허용하도록 북한당국을 설득해줄 것을 촉구했다.

 

어르신들 생존이 하루가 다르기에

이분들의 애국관, 통일관, 애향관은

우리 모두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그분들이 소장하신 사진과 자료들

수집하며 그것을 기본으로 세미나

토론회 등 열어, 이는 역사 한 부분

 

▶ 국제행사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유엔인권기구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지속해온 남북적십자회담과 남북이산가족 상봉사업의 미미한 실태와 실상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호소하고자 함이었다. 또한 남북이산가족 문제를 인권문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유엔기구에 이산가족 전담부서(보고관) 등을 신설하기 위함이며 결국 북한을 압박하자는 차원에서다.

▶ 취임 후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올해 1월 통일부 창설 50주년 기념, 통일부 직원들 앞에서 특별연설을 했다. 실향민 2세로써 간절히 호소하였다. 지금처럼 1년에 혹은 몇 년에 한 번씩 남북양측 100명씩 이산가족 상봉을 하면 수백 년이 지나도 다 못한다.

남북양측 500명씩 모두 1.000명의 이산가족상봉 프로젝트를 만들자. 남측에서 올라가는 500명이 금강산을 시작으로 원산, 평양, 개성 등에서 각각 2박 3일을 머물며 헤어진 가족과 상봉의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설령 못 만난다 할지라도 고향땅 밟아보는 것이 소원이기에 살아있을 때 소원을 풀어주기 위함이다.

 

남북 이산가족상봉 프로젝트를 만들어

금강산 시작으로 원산, 평양, 개성에서

가족과 상봉시간 갖자는 것…못 만난다

할지라도 고향땅 밟는 것이 소원이기에

살아있을 때 소원을 풀어주기 위한 것

 

이에 대한 연구 및 기획 우리 단체에서

정밀하게 했으며 통일부와 적십자 통해

북측에 공식 제안…중국 등 해외 나가서

북한대표부 접촉해 문제 심도 있게 논의

 

▶ 북한이 받아들일 확률은 있다고 보나.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완공한 마식령스키장과 원산관광지구가 건설 중에 있다. 모두 외화를 벌기 위해 만든 것이다. 3일간의 금강산상봉보다 3~4배 날짜가 늘면 항상 외화가 부족한 북한당국은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 및 기획을 우리 단체에서 정밀하게 했으며 통일부와 적십자를 통해 북측에 공식 제안하려고 한다. 또한 중국 등 해외에 나가서 북한대표부를 접촉하여 그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려고 한다.

▶ 탈북민단체와 업무협력을 하는가.

우리 단체와 탈북민단체인 ‘통일미래연대’(대표 최현준)는 오래전부터 업무협약이 체결되어 그 실행을 착실하게 하고 있다. 사단법인 ‘통일미래연대’는 탈북민단체 중 가장 많이 활동하는 단체이다. 탈북민은 통일시대를 이끌 제2의 실향민으로 우리 사회에 먼저 찾아온 통일이 분명하다. 우리 실향민 2세들은 대한민국에 들어 온 3만 탈북민들과 애국, 애향 활동을 함께 할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 연말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

올해 탈북민들 및 고령이산가족들과 함께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진행하려고 한다. 고향사람들인 탈북민들과 함께 정성 들여 만든 맛있는 김장을 실향민 어르신들에게 가져다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신다. 아무래도 음식은 사람 맛 절반이 아니겠는가. 올해는 보다 많은 김장을 하려고 한다.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59년 11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형제는 7남매이며 내가 막내, 수원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1978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 82년에 졸업했다. 1984년 연대 대학원 졸업, 99년 단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부터 40개월 육군학사장교로 근무, 중위로 전역하였다. 1986년부터 현대그룹에 취업하여 23년간 근무하였고 이후 4년간은 하나금융그룹에서 일했다. 퇴직 후 주식회사 코리아LOB를 설립하여 현재 경영 중이다.

이북5도청에서의 활동은1986년부터 미수복 경기도(개성시, 개풍군, 장단군) 청년회 창립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장단군청년회장, 미수복경기도청년회장, 이북7도청년연합 대표의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이북도민중앙연합회 감사, 이북5도위원회 정책자문위원장을 맡았다.

 

탈북민은 통일시대를 이끌 제2의 실향민

우리 사회에 먼저 찾아온 통일이 분명해

탈북단체 ‘통일미래연대’와 협약 체결

고령이산가족과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

 

▶ 부모님이 실향민이다.

부모님은 해방 후 경기도 장단군 군내면 읍내리에 사셨다. 그때는 남한 땅이었는데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북한 땅이 되었다. 장단은 예로부터 3백 특산물(흰 색의 3가지 농산물로 쌀, 인삼, 콩을 말함)이 유명한 지역으로 소문났다.

아버지는 인삼과 콩 농사를 열심히 하여 그것을 시장에 팔아 집과 땅을 샀는데 어느 날 공산당 인민위원회 정부가 들어서며 모조리 몰수당했다. 이때부터 북한정권에 대한 불만과 불평이 있었고 1·4후퇴 때 온 가족이 월남하였다.

▶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매해 추석 전전날인 ‘이산가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정부가 정했으면 한다. 분단의 아픔이었던 실향 1세대는 사라지지만 제2~3세대 실향민 탈북민은 계속 늘어난다. ‘이산가족의 날’에 국가적 기념행사, 포상, 주무부처 협조 등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이제 10~20년 안에는 실향민 1세대는 모두 세상을 떠난다. 그 후손들이 조상의 고향을 잊지 말고 애향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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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0 [11:05]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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