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 통일교육위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가위 보름달 보시고 소원성취하세요.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이런 말들은 한가위 때 전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한가위는 한민족만이 갖는 고유한 대명절이다. 우리나라에서 한가위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말로 표현할 수없이 크다. 그런데 한가위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한가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고향을 찾아 일가친척을 만나고 조상님들에게 차례를 지내는 정도로 알고 있다. ‘한가위’는 가배, 가위, 가윗날 등과 더불어 추석을 일컫는 말이다. ‘크다’라는 뜻의 ‘한’과 ‘가운데’를 의미하는 ‘가위’가 합쳐져 ‘8월의 한가운데 날’ 혹은 ‘가을의 가운데’를 상징하는 우리말이다. 한가위의 의미가 정말 이렇게 단순한 것일까? 이런 단순한 의미가 어떻게 수 천 년을 내려올 수 있었을 것인가? 우리는 한가위를 세 면서 진정한 의미를 잘 모르고 있다. 한가위, 한민족, 한겨레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한’의 의미조차 잘 모르고 있다. 지난 9월 9일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30주년 의미와 과제’ 학술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필자는 학술회의에서 사회 지도층이 생각하는 ‘한’의 의미를 듣고 깜짝 놀랐다. 노태우 대통령은 1989년 9월 11일 소극적인 통일 논의를 탈피하여 통일정책의 목표와 실천 방법을 담은 적극적이며 체계적인 통일 방안인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은 199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을 발표하였다.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과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의 통일 정책은 큰 틀 차원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김영삼 대통령은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에서 ‘한’을 뺀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한’이 빠진 이유는 그 당시 정부 인사들이 한민족이라고 하면 남한 주도의 통일 정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한을 뺐다고 한다. 우리는 한민족이란 명칭을 언제부터 어떤 경로로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민족의 ‘한’을 이해하려면 한민족의 경전이며 철학서인 ‘천부경(天符經)’을 이해해야 한다. 천부경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위서(僞書) 논란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천부경은 오랜 세월 감추어졌다 나온 것이기에 논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천부경은 한민족의 정신세계를 깨우는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예로부터 우리 한민족은 한가위 때는 집집마다 조상님들에게 차례(제사가 아님)를 올리고, 고대 국가에서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祭天)행사를 지냈다. 옛 고서에 의하면,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명(東明), 동예의 무천(舞天), 삼한의 시월제 등은 모두 국가적인 제천(祭天)행사였다. 이러한 축제는 농사와 관련해서 추수 감사제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한민족은 1만 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면서 국호가 수 십 번 바뀌었다. 국호가 바뀌면서 분단과 통일이 여러 번 있었다. 최초의 국호는 한국(桓國)이다. 그 이후 배달국, 단군조선(檀君朝鮮)으로 이어졌다. 단군조선이 폐관한 이후 북부여, 동예, 신라, 고구려, 백제, 고려, 조선, 대한제국,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졌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광복이 된 후 남한(대한민국),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분단됐다. 남북은 분단되었지만 한가위 풍속은 국가적인 대명절로 지내고 있다. 남북은 70여 년 동안 헤어져 살고 있지만 길게는 1만 년, 짧게는 5천 년 이상을 같은 언어와 풍속으로 살아 왔다. 남북은 언어와 문화가 같은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금년 한가위는 남북이 각각 민족적인 행사를 하였지만 2020년 한가위는 풍성한 마음으로 남북 공동행사를 개최하고 민족적인 축제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 더불어 한가위의 진정한 의미가 한민족 가슴 속에서 부활되길 희망한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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