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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일 칼럼] 한성옥 母子는 탈북민들이 죽였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8/29 [15:52]

<림일 탈북작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임대아파트에서 살던 탈북여성 한성옥(42)과 아들(6)이 아사한지 두 달 지난 7월 31일 발견, 2주 뒤에 언론에 보도되었다. 한 씨는 탈북 해 중국, 태국을 거쳐 2009년 통일부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서울에 정착했다.

충격이다. 지난 1990년대 중후반 300만의 인민이 아사한 북한에서도 죽지 않고 살았던 그녀가 음식이 넘쳐나는 이곳, 서울에서 아들과 함께 굶어죽었다. 1년에 15조 원 어치의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진다는 대한민국의 수도에서 말이다.

신중히 고민했다. 먼저 북한이다. 그곳은 근 30년 전부터 국가의 주민식량배급 제도가 붕괴되었다. 그러면 정부가 개인의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생계를 위한 유동의 자유라도 허가해야겠는데 그것은 ‘자본주의요소’ 라며 한사코 반대한다.

죽은 수령(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을 영구 보관하고 민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개발에 각각 해마다 수억 달러 쓰면서 인민에게 공급할 식량 구입비용은 전혀 없어 보인다. 거기에 남한이 주겠다는 쌀도 안 받겠다는 해괴한 북한정권이다.

다음 3만 탈북민사회를 생각해본다. ‘통일신문’ 객원기자인 내가 지난 수년간 인터뷰한 탈북민은 100명에 가깝다. 많은 취재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뭔가?’의 질문에서 듣는 답변은 “탈북민들의 단합”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 분명하다.

탈북민사회 분열의 첫 시작은 2012년 봄, 최초의 탈북민 국회의원(조명철 통일연구원장)이 탄생할 때이다. 그의 김일성종합대학 ‘준박사’ 학력이 위조라며 시시비비가 일었으나 남과 북의 서로 다른 교육체제가 빚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2017년 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또 갈려진 탈북민사회다. 그동안 보수 성향으로 활동하던 탈북민 안찬일 박사와 강명도 교수 등이 진보정당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였다. 일부 탈북민들이 그들을 가리켜 ‘변절자’라며 목청을 높였다.

지난 8월 14일 밤, 서울광화문광장 주변에 ‘아사 탈북모자 추모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너무 불쌍하게 사망한 탈북여성 고 한성옥 모자를 추모하여 탈북민들이 자발로 설치했다. 전국의 많은 탈북민과 각 계층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아쉬웠다. 이 분향소에서 3만 탈북자 발생의 근본 책임자인 독재자 김정은을 규탄하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또한 “보수·진보 가리지 말고 3만 탈북민은 모두 뭉치자. 하여 우리의 권리를 우리가 찾자”는 발언이 전무했다.

6·25전쟁 휴전 이후 시작된 탈북민사회이다. 장장 66년 역사에 3만 탈북민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정치이념, 여당·야당 색깔논쟁으로 분향소를 이끌어가는 일부 탈북민들의 한심한 수준에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단언컨대 탈북민 한성옥 모자는 파렴치하고 잔인한 북한정권이 죽였다. 탈북민을 ‘당과 수령을 배신한 반역자’로 간주하는 독재자 김정은이 파안대소할 만한 사건으로 ‘탈북민사회 단합’을 전혀 이루지 못하는 우리 탈북민들이 죽였다.

고 한성옥 씨가 생전에 고향 선배들에게 실망하고 멀리할 만큼 우리의 마음이 닫혀있지 않았는지? 선거 때도 아닌 망자추모기간 마저 정치논란에 빠져있는 한심한 우리에게 과연 어둠속의 동지를 찾아 지켜줄 마음은 있었는지 말이다.

간절히 바래본다. 3만 탈북민이 각자 정치성향에 상관없이 하나로 뭉쳐 김정은 독재정권을 준열히 성토하고, 자신의 생존권과 권익을 위해 단합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것은 분명 김정은이 가장 괴로워할 불편한 진실이고 정의이다.

탈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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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29 [15:52]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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