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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경쟁의 시작…자신과 가정 위해 승부를 걸어야 성공한다”
[인터뷰] 탈북민의 한국정착도전기 유경희-박영철 부부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5/16 [14:53]

탈북민들의 정착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두려움이다. 북한이나 중국에서 드라마를 통해 보았던 화려한 한국생활에 대한 ‘환상’은 하나원을 나오는 순간 허물어진다.

북한에서 사생결단을 하고 탈북한 후 위험한 중국을 경유하는 동안에 탈북민들이 보아왔고 생활했던 환경과 너무도 다른 한국생활은 처음부터 도전과 경쟁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개인보다 국가나 영도자를 위해 일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자기 자신과 가정을 위해 승부를 걸어야 성공할 수 있다. 경쟁에서는 탈북민이라고 특혜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전과 경쟁 이겨낸 당당한 한국인이며

능력 인정받는 사업가로 소문난 탈북민

부부가 운영하는 인력사무소 ‘경희테크’

군산시서 오피스텔과 빌라 등 건축공사

공원·유원지 조성에도 명성이 높아

 

전라북도 군산시에는 이런 도전과 경쟁을 이겨내고 지금은 당당한 한국인, 능력을 인정받는 사업가로 소문난 탈북민 부부가 운영하는 인력사무소인 경희테크(유경희 대표 59)가 있다. 경희테크는 군산시에서 오피스텔과 빌라 등 건축물공사와 공공주차장 건설, 공원 및 유원지 건설공사에서 명성이 높은 회사다. 경희테크 유 대표가 성공적인 기업운영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남편인 박영철(61)씨가 있다.

탈북민들의 한국정착은 취업과 창업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하던 일을 남한에 와서도 그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기술노동이 아닌 단순직에서 일한 경험자들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종이 농업이며 도시의 노동인구 중에서 전력난과 경제난으로 공장이 불규칙적으로 운영되다보니 노동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태반사이다.

특히 국경지역의 공장들에서는 원료난, 연료난, 전력난 등으로 정상가동할 수 없어 매달 수입금(공장에 출근하지 않은 조건으로 공장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내고 밀수나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살던 사람도 많다. 이들에게는 기술노동비율이 높은 한국생활의 정착과정은 하나의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기술노동인 경우에 남과 북의 사용하는 공구와 재료도 다르고 사용방법, 공구나 도구이름들도 다르다. 여기에 나이와 언어소통, 서로 다른 취업문화도 취업의 걸림돌이다. 탈북민들은 처음에는 자기가 선택한 분야에 대한 자격증취득을 위해 전문기술학원들에서 공부하고 관련분야에 취업한 뒤 경험이 축적되고 나서 창업에 도전한다.

그러나 창업은 한국에서 태어나 오래 동안 살아온 한국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기업가정신, 성취욕구, 개인경험, 위험감수성, 진취성, 혁신성, 기술 역량, 직원관리능력, 사회적 역량 등 창업의 성공을 위한 변수들을 체험하게 된다.

기업가적 역량은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탐색하며 기회를 찾아 선택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역량으로서 사업의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관리이다. 한국에 정착하면서 친척, 동향, 친지 등 환경이 폐쇄되어 있는 상태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탈북민들에게는 항상 외로움이 앞선다.

사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발전하게 되지만 주변에 지인이 부족한 탈북민들에게는 이 또한 걸림돌이다. 사업기회의 능력과 창업성공을 위한 핵심 역량으로서 사업성공에 대한 열정, 사업기회를 잘 포착하는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고객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사업성공에 대한 열정, 사업기회 포착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고객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어…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고객에게 다가가 요구사항 잘

파악하고 더 만족한 서비스의 제공

고객관리와 직원에 대한 경영조직과

리더십, 상생의 환경조성 더 잘해야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남보다 더 고객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더 만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가는 고객관리는 물론 직원들에 대한 경영조직과 리더십, 배려와 상생의 환경조성도 잘해야 한다.

경희테크가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부부의 사업가적인 열정과 고객만족도를 위한 노력, 기술수준의 배양을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서 사리원농업대학 수의축산과를 졸업하고 가축 방역소에서 수의사로 일하였던 유 대표는 40대 중반에 한국에 입국하여 처음에는 동물병원에서 일하려고 하였으나 수의사자격을 위한 대학 등록금 마련이 어려웠다.

북한에서 10년의 만기 군복무를 마치고 한 연합기업소의 간부로 일하였던 남편 박씨도 처음에는 무엇을 할 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2003년에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하나원을 수료하고 그 다음해인 2004년에 용접기술을 배워 목포에 있는 현대 삼호중공업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기 시작한 박씨와 보험설계사로 첫 정착을 시작한 유씨에게는 모든 것이 생소했다.

용접공과 보험설계사는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직업이었지만 꾸준히 일하다 보니 베테랑 달인이 되었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이 알려지면서 KBS, SBS, MBC 등 방송사들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이들 부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북한에서 사리원농업대학 수의축산과 졸업

가축 방역소서 수의사로 일하다 한국 입국

동물병원에서 일하려 했으나 수의사 자격

위한 대학 등록금 마련이 어려웠었다고

보험설계사로 정착 시작…모든 것 생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선소들이 불경기를 맞이하면서 용접일도 점차 줄어들었다. 군산에 사는 친구가 소개하여 2013년에 군산조선소로 옮겨 용접 일을 시작하였지만 1년이 지나 조선소 폐쇄로 그들에게는 위기가 찾아왔다.

박씨는 용접일감이 없는 날이면 인력사무소를 전전하면서 건설현장에서 미장일을 시작하였다. 미장, 타일붙이기, 도장, 방수, 클리닝 등 다양한 작업을 현장에서 배우면서 부부가 함께 새로운 건설 기술노동에 도전하였다. 북한에서 군복무하면서 배웠던 미장작업과 달리 남한에서는 여러 가지 첨가제와 공구들을 사용하기에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인력사무소에는 그 어떤 작업도 다 해낼 수 있는 작업공구들과 도구들이 꽉 들어찬 공구창고가 있다. 발전기와 용접기, 그라인더, 절단기, 해머드릴, 콤프레서 등 크고 작은 건설공구들이 보관되어 있다.

인력관리와 건설공사를 위해서는 컴퓨터작업도 필수다. 일감이 밀려 시간이 바쁜 와중에도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워 지금은 회계와 작업배치 등 모든 업무를 척척해낸다. 시간이 갈수록 수입이 늘었고 재미를 붙였다. 많은 건설현장에서 이들 부부를 찾았고 손이 모자라게 되자 일하면서 알게 된 친구들과 함께 일하다보니 저절로 인력사무소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4년 첫해부터 하루에 30~70여 명의 노력을 건설현장에 파견하였고 항상 일손이 모자랐다. 통상적으로 인력사무소들에서는 사람을 파견하는데 그치지만 이들은 현장에 직접 나가 건설인부들에게 일을 가르치면서 함께 하니 건설작업의 질이 높아졌고 기술기능수준도 향상되었다.

점차 군산시 안의 건설회사들 사이에 ‘새터민인력사무소’로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작업 요청이 몰렸다. 소문이 나자 탈북민들은 물론 남한 건설노동자, 조선족, 외국인 노동자들도 찾아왔다. 지금도 항시 7명 정도의 탈북민들이 직원처럼 경희테크와 함께 하고 있으며 수십여 명의 건설노동자들이 매일 이곳을 찾는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40대 중반이지만 60대의 남성들도 있다.

‘경희테크’가 마무리한 건설공사로는 군산엘지공사, 소룡동공원, 롯데마트 주차타워, 오식도 삼향사 건축공사, 수영장 공사 등 군산시의 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제주도와 강원도 등 전국각지에도 사람들을 파견하여 큰 공사들을 맡아 하고 있다. ‘경희테크’는 전북 군산시 소룡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은 벌써 북녘 땅에 가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곳곳에서 필요한 건설공사가 자기들을 기다린다고 말하는 유 대표와 박 소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어렸다.

 

전북 군산시 소룡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마음은 북녘 땅에 가 있어 통일이 되면

북한 곳곳에서 필요한 건설공사 기다려

함경북도 소재지 청진을 비롯해 전역에

인력사무소 체인점을 내오는 것이 소원

 

회령이 고향인 유 대표는 앞으로 통일이 되면 고향땅을 번듯하게 꾸리는 데 이바지할 기술기능공들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뒤질세라 박씨는 회령은 물론 함경북도 소재지인 청진을 비롯하여 북한 전역에 인력사무소 체인점을 내오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면 지금도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인력사무소를 운영하려면 보통 5억여 원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건설인부들에게 매일 일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건설사들로부터는 작업이 마무리되거나 통상 2달 정도의 기간이 지나야 결산이 되기 때문에 매달 최소 1억여 원의 자금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건설사들은 공사 중에 부도가 나서 파산하면 돈을 받지 못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받지 못한 돈이 1억 5천만원이 넘지만 이런 위험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성을 극복하면서 충분한 준비를 해야 앞으로 다가올 통일시대에 자기들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 부부에게는 희망이 넘치고 의지가 결연함을 느낀다.

김형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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