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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을 달라고 소리치던 아이가 눈에 밟힌다”
[2018 북·중 국경 단둥을 가다-7] 압록강…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11/08 [15:36]

단둥은 압록강을 따라 북한과 306㎞에 걸쳐 국경이 있다.

모터보트나 유람선을 타고 북한 지역을 조망하는 곳이 많지만 지금은 압록강단교와 청성교 이외에는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산장성 아래 일보과 근처의 압록강을 따라 어적도와 의주 사이를 왕복했지만 올해 들어 중단시켰다.

이와 관련 3가지 설이 있다. 유람선 업자들이 세금을 포탈해 누구랄 것도 없이 영업정지를 내려 더 이상 못하게 막았다는 설과 또 하나는 북한 측의 잇따른 항의로 결국 유람선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이다. 한편으로는 압록강 단교와 함께 청성교를 부각시켜 애국심 고취장소로 키우자는 설 등이 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한국인 관광객들이 백두산 여행을 하면서 압록강 유람선 하면 대부분 호산장성 아래 어적도 일대에서 탔었다.

지난 3일 청성교를 찾았을 때는 평일이고, 간간이 비가 내려 을씨년스러웠다.

유람선을 타고 보니 평일인데도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눈에 들어왔다. 자루를 메고 비포장도로를 걷거나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예전 같으면 소총을 둘러메고 망원경으로 유람선을 관찰하던 초병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초소까지 텅 비었다. 아마도 중국 측에서 유람선 운행을 알려 낮에는 비워두는 듯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통에 강물에 뛰어든 사람은 없었다.

밀수를 하다 잡힌 사람들을 수용하는 여자교도소는 적막한 가운데 담 옆에서 작업하는 여군만 보였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외곽 보초를 서던 여군을 찍기 위해 모터보트들이 수시로 왕래하기도 했다.

유람선이 어느 정도 비포장도로를 끼고 가자 군용트럭 위에 남녀 군인이 뒤섞여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콩나물시루 같이 모두 서서 일제히 유람선을 바라봤다.

옥수수 밭을 지나 한참을 가자 자전거를 타고 나온 주민들이 강변에서 노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천렵을 나온 듯 그나마 풍경이 어울렸다. 헌데 유람선이 지나가자 한 아이가 먹는 모습의 시늉을 하며 달라고 소리쳤다.

 

비포장도로에 형제로 보이는 아이 두 명이

우산을 받쳐 들고 유람선 쪽을 몇 번이나

뒤 돌아 본다…동화 속 장면이 떠오른다

 

주위의 어른들은 빙긋이 웃기만 하고 아이는 계속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이 아이 눈에도 유람선에 타고 있는 사람이 남한 관광객이란 걸 알고 있는 듯했다. 참 난처한 상황에 누구하나 대꾸할 틈도 없이 그렇게 지나쳤다.

또 다른 강변에서는 자갈을 만드는지 돌을 깨는 주민들이 보였고, 도로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조금 더 상류로 오르자 청수화학공장이 가동되는지 연기가 피어올랐다. 원래 이 공장은 가동이 멈춰 폐허가 됐으나 2014년부터 중국인이 임대해 지붕을 개량하는 등 정비를 거쳐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 풍부하게 매장된 석회석을 이용해 카바이드와 석회질소비료, 인비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압록강에 있는 또 하나의 철교인 청수철교가 멀리 보였다. 관전현 상하구(上河口)와 평안북도 청수군을 연결하는 철교는 667m로 일제 때 건설됐다. 그동안 북-중간 교류가 끊기면서 이 다리를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됐었다. 최근 중국 측 상하구역(驛)과 주변 철로가 정비돼 곧 복원 될 전망이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배는 큰 원을 그리듯이 돌아 다시 하류로 향했다.

비포장도로에 형제로 보이는 어린아이 두 명이 우산을 받쳐 들고 궁금한지 유람선 쪽을 몇 번이나 뒤돌아보는 게 보였다.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제2의 단교’를 지나면서 북한 쪽을 보니 온 천지가 옥수수 밭으로 가득 찼다. 가파른 산비탈과 하늘, 압록강만 빼고는 죄다 옥수수 밭이다. 어쩌면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자체가 ‘옥수수공화국’은 아닌지 의문스러웠다.

유람선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 단둥 쪽 강변에 내려놓았지만 먹을 것을 달라고 소리치는 아이와 우산을 들고 유람선 쪽으로 자꾸 뒤돌아보던 아이들이 겹쳐져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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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8 [15:36]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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