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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고향이 그리운 탈북민들 서러운 마음 보듬다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 봉안실 참배 및 망향제 올린 남북하나재단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9/27 [17:38]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이사장 고경빈)은 20일 추석을 맞아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 봉안실 참배 및 망향제를 개최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에 소재한 예원추모관에서 무연고 사망자 봉안실을 참배한 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망배단에서 탈북민을 위해 차려진 제사상에서 망향제를 지냈다.

이날 망향제에는 탈북민들과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한기수 사무총장, 재단 직원들과 최주활 탈북동지회장,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 등 탈북단체장들이 참석했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지만 38선이 가로 막혀 이북고향으로 갈 수 없는 애절한 마음을 담은 제례에서 탈북민들은 불효의 잔을 올렸다.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시기가 시기 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더 두고 온 고향생각이 간절할 것 같은 탈북민들이다. 여기 남한사람들이야 추석에 고향을 못가면 전화라도 해서 안부를 묻기도 하겠지만 탈북민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형제들이 그립기는 남한사람과 탈북민들이 전혀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 처음 있은 무연고 사망자 탈북민 참배와 탈북민 망향제를 실시함으로 그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재단에서 직원들이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이 사업을 올해를 시작으로 계속적으로 이어 나가려고 한다.

추석을 맞아 고향에 못 가는 탈북민들의 마음은 비통함 그 자체 일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성의를 보여서 조금 도와드린다고 해도 그들의 심정을 다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쪼록 탈북민 여러분이 힘내시고 이 땅에서 더욱 든든하게 버티어 통일의 그날까지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북한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살맛나는

세상인 남한에 와서 별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형제나 친척들이 알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 일인가

 

현 인 애 남북하나재단 이사

나도 탈북민이다. 예원추모관에 있는 무연고 탈북민 35명의 사망자 납골함을 보며 착잡한 마음이다. 출생연도를 보니 70년대, 80년대 사람도 있다. 30대, 40대 사람들로 한창 젊은 나이의 유명을 달리했으니 무척 안타깝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세상 떠나는 것은 순서가 없단 말을 새삼 실감하였다. 내 동생이나 자식 같은 아이들이 북한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조금 살맛나는 세상인 이 남한에 와서 별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형제나 친척들이 알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 일인가.

어떤 이유에서든 탈북민들은 북한에 남겨진 사람들의 몫까지 합쳐 여기 남한에서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아야 한다. 그것이 통일을 기다리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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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2천여 탈북민들은 서울과 수도권, 전국에 퍼져 있다. 탈북민 과반수가 나 홀로 가족이다. 홀 홀 단신으로 남한에 내려와서 가족을 이루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혼자 살다가 병으로, 사고로 사망하기도 한다. 사망자 중에는 북한에서 받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치료를 하다가 병사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지역의 지자체(도, 시, 군) 행정기관에서 조례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하여 장례를 치러준다. 그런데 화장해서 납골함에 들어 보관된 납골당에서 10년 뒤, 내보내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계속해서 납골당에 들어오는 함이 넘쳐나기에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탈북민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만약 10년 뒤에 북한에서 사망자의 가족 및 친척이 내려 올 경우, 시신(납골)이나 유품 등을 찾을 수 있다.(유사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그 때를 대비하여 남북하나재단에서는 전국 지자체에 탈북민 사망자처리 협조공문을 보냈다.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는 가급적 한 곳으로 모아서 이들의 납골은 10년 이상 보관하자는 내용이다.

남북하나재단에서 올해 처음으로 진행한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 참배와 탈북민 망향제는 추석을 맞아 고향에 못가는 탈북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시작하였으며 향후 점차적으로 정례화 할 계획이다. 탈북단체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또 탈북민들의 소감도 살펴보면서 효과적인 사업으로 만들어 가려고 한다.

 

탈북단체장으로 사회활동에서 탈북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북녘 땅 고향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형제를

만나려면 모두가 건강하고 또 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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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

남북하나재단 고경빈 이사장님과 한기수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재단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우리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 참배는 정말 의미 깊은 행사였다.

탈북민 80%가 여성이고 그중에서 절반 가까이가 60세 이상의 노인들이다. 가정을 새로 꾸리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어서, 또 북한에서 앓던 여러 가지 지병으로 병원신세를 지고 평생을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다가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무연고 사망자의 슬픔은 그 무슨 말로도 표현 못할 것이다.

탈북단체장으로서 앞으로 사회 활동에서 탈북민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새삼스레 해본다. 북녘 땅 고향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형제들을 만나려면 탈북민 모두가 건강하고 또 건강해야 한다.

 

이번 추석은 또 어떻게 보내나 걱정했는데

고향땅이 바라보이는 곳에 와서 차려준

차례 상에서 술잔을 올리니 마음이 가볍다

10년 전에 굶어서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김은혜(42 가명)

함경북도 명천에서 살다가 남한에 온지 5년째이다. 현재 고향에는 어머님과 형제들이 있다. 중국에서 돈 벌어 고향에 간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제나 저제나 이 못난 딸을 기다리는 부모님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더구나 추석 같은 명절이면 정말 나에게는 심리적 고문이 따로 없다.

이번 추석은 또 어떻게 보내나 내심 걱정하였는데 이렇게 고향땅이 바라보이는 곳에 와서 좋은 분들이 차려준 고향 차례 상에서 인사를 하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10년 전에 굶어서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남한에 살면서 가장 행복한 것이 굶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유요, 뭐요 해도 굶으면 살수 없는 동물이 아닌가? 대한민국에 와서 배고픔과 추운 걱정을 모르고 사니 정말 사람답게 사는 세상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런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준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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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망향제를 마치고 4층 전망대 커피숍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마침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평양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에도 없었던 백두산 방문까지 마치고 말이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TV로 보며 누구보다 착잡한 마음을 가졌던 탈북민들일 것이다. 그들이 살았던 북한은 아직도 춥고 배고픈 주민들이 너무나 많고 그에 대한 해결책은 전혀 없는 북한당국이니 말이다. 평양에 비쳐진 화려하고 밝은 모습이 북한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탈북민이다.

아무쪼록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한 남북정상회담 그 발표문대로 남북이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 걸음 전진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과감하게 핵을 폐기하고 남한과 미국의 도움으로 경제개발에 나서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고향에 있는 우리 부모형제들이 지금보다 덜 배고프고 덜 추운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탈북민 모두에게 있다. 아니,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2018년 9월 20일,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 올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약속했다. 이날 대한민국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탈북민들이 고향에 대한 통일애국심을 불태웠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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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7 [17:38]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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