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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미래 세대 조직화하는 제2 화랑도운동이 필요하다”
[인터뷰] 남북교육개발원 송두록 서울사무소장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9/06 [13:51]

통일교육입국, 즉 남북통합교육이 일이 내가 해야 할 숙명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운동에는 남한사회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청소년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남한 청소년들과 전인격적 교류를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교사생활은 얼마동안 했나?

ROTC 출신 장교로서 최전방 철책사단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면서 바로 교직에 들어왔다. 1983년 8월부터 교사생활을 시작했으니 35년이다. 그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기르고, 여러 선생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나름대로 교직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항상 가르친다는 게 뭔지 아리송했다. 이제 교직을 떠날 때가 되니 교육이 뭔지 조금 알 것 같다.

▶교사퇴직을 앞당겨 한다는 데 이유가 있는가?

정년을 1년 반 가량 앞두고 명예퇴직을 자원했다. 퇴직을 앞당긴 것은 이제 사회에 나가서 통일교육입국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0세기 들어 민족분단이 확정된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통일을 해야 한다고 온갖 사람들이 말은 하지만, 막상 오늘 당장 통일되었다고 할 때 무엇 하나도 제대로 준비된 게 없다.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교육을 통해

통일된 조국을 바로 세워서, 후손들이

세계를 무대로 다른 민족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주창하는 활동모토이자 비전

 

▶통일교육입국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교육을 통해 통일된 조국을 바로 세워서, 우리 후손들이 세계를 무대로 다른 민족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내가 늘 주창하는 활동 모토이자 비전이다.

통일이 되었다, 교실에 남한 학생과 북한 학생이 같이 앉아 있다. 그 학생들 간에 서로 남쪽 반동새끼, 북쪽 빨갱이놈 그러면서 싸우면 안 되지 않을까? 철책 걷어내고 법만 만든다고 통일이 되는 게 아니다. 그 아이들을 하나의 교과서로 가르치면서 완전한 통일조국의 구성원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 체제가 판이하게 다른 남북이지만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도 만들어야 하고, 통합 교과서도 만들어야 하고, 그 내용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들도 계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 이후 남북한 간에 교육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그건 또 다른 사회혼란과 분열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듣고 보니 공감이 간다. 통일교육입국운동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그러면 이런 생각을 언제부터 하게 되었나?

통일교육입국, 즉 남북통합교육이 일이 내가 해야 할 숙명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이 있고 나서니까, 벌써 18년 전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나와 몇몇 선생님들을 불러서 통일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니 그에 걸 맞는 통일교육교재를 만들자고 했다.

그때 그 교재를 만들면서 무언가 운명처럼, 통일되고 나면 내가 남북학생들이 모여 있는 교실에서 뭘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그 이후 18년 동안 나에게 화두가 됐다. 최전방 철책부대에서 근무했던 것이 사전 징조였던 것 같다.

▶현재 남북교육개발원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언제 시작했나? 그 단체에서 하고 있는 일이 궁금하다.

2002년부터 교재를 같이 만들었던 초등·중등 선생님들 열두 명이 모여서, 이전에 교육부에서 통일교육 과장을 역임하고 당시 고등학교 교장이셨던 신상조 교장선생님을 회장님으로 모시고 서울초중등남북교육연구회 활동을 시작했다, 그 열두 명이 지금은 350여 명이 되었다. 단언컨대 이 선생님들은 우리나라의 보물이다. 예나 제나 통일교육에 무관심한 게 우리 교육계의 현실인데 이 분들은 바쁜 교직생활 가운데 민족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통일이 우리들의 민족과제인 상황에서 학생들의 통일교육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선생님들이 좀 더 실질적으로 역할 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을 갖기 위해서 2010년에 통일부 산하에 사단법인 남북교육개발원을 설립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마다 모여서 탈북학생을 가르치는 3박 4일 방학캠프를 하고 있다. 일 년에 20회 정도 토요일마다 거점방과후학교(현재, 강서구 소재 세현고등학교)에 가서 탈북학생들을 1:1 멘토링 지도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생님들도 지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1박 2일 직무연수도 필요할 때마다 수십 차례 개최했다.

그리고 법인 차원에서 통일교육운영학교 실태 분석, 또는 통일교육운영학교 컨설팅 활동도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얼마 전에는 몇 년 간 전국 통일교육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위탁받아서 운영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교재를 같이 만들었던 초등·중등

선생님 12명이 서울초중등남북교육연구회 설립

교육부에서 통일교육 과장을 역임하고 고등학교

신상조 교장선생님 회장님으로 모시고 활동시작

현재 회원이 350명이 남북학생들 교육에 앞장

 

▶남북학생들을 위한 교육은 어떤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앞으로 단체에서 역점을 두고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퇴직을 앞당긴 이유이기도 하다. 통일미래 세대를 위한 제2의 화랑도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통일과정 전후와 통일이후를 대비하는 청소년 풀뿌리 조직을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통일운동 기풍을 진작할 뿐만 아니라 통일을 대비하고 추진해나가는 사회의 기간 조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젊은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적당주의, 무사안일주의, 갈등 조장 사고, 개인 이기주의를 버리고 진취적 사고, 근검절약하는 마음, 서로 협동하고 배려하면서 민족통일을 추구하는 기풍을 불러일으키는 데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에는 남한사회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청소년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남한 청소년들과 전인격적 교류를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급적 초·중·고·대학교 별로 학교정규 활동 시에 청소년들이 조직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 지도자들 간에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를 교육부와 통일부에서 행정적으로 지원해 나간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통일과정 전후와 통일이후 대비 청소년풀뿌리

조직을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통일운동 기풍을

만들어나가야…그래서 젊은 청소년들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적당주의, 개인이기주의 버리고

진취적 사고로 협동하고 배려하면서 민족통일

추구하는 기풍 일으키는 데 나설 수 있게 해야

 

제2의 화랑도운동이 잘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업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찾아다닐 수 있는 제대로 된 통일 체험학습장과 이 학생들을 통일일꾼으로 가르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장소나 프로그램 또는 커리큘럼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학술적으로 검증하는 세미나 등 학술모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운동을 지원해주고 이끌어줄 시민 네트워크도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많고 힘들겠지만 한번 해 볼 생각이다. 이 일을 하려고 학교퇴직을 앞당겨 했다. 그 결심으로 끝까지 뛰고 달려보려고 한다.

▶우리 교육정책에 남북 관련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세워져 있다고 보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매년 통일교육계획과 탈북학생교육지원계획을 세워서 시행한다. 하지만 그 양과 질이 미약하기 짝이 없다. 국가교육정책 차원에서 통일교육과 탈북학생교육의 우선순위는 한참 아래이다. 심지어 탈북학생 지원은 다문화학생 지원보다 정책 우선순위가 그 아래이다. 어떤 학자가 탈북민은 5류 계층이라고 했다. 상류층, 중산층, 서민, 다문화 그 밑에 탈북민이 있다. 어느 탈북민 말을 기억한다. 탈북민이 보수정권에서는 이용물이고 진보정권에서는 장애물이라는 자조 섞인 소리가 생생하다.

탈북학생들을 난민 취급해 지원만 해주면 된다거나, 통일교육지원법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3국 출생이거나 남한출생 탈북학생들을 통일교육 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이어서는 결코 탈북학생과 그 학부모들이 ‘먼저 온 통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

통일교육지원법이 있어서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학교통일교육을 전담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통일교육을 자신들의 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냥 도와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인데, 정말 큰 문제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탈북학생과 탈북주민들은 통일 전후 과정에서 남북을 이어줄 메신저이고 원동력이다.

지금처럼 통일교육과 탈북학생교육에 대한 정책수립 라인이 서로 달라서는 안 된다. 국가에서는 탈북학생교육정책과 통일교육정책을 통합해서 일관되게 추구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짧은 시간에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발전을

이루었듯이, 통일 후 사회통합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짧게해서 원활하게 ‘One Korea’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계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한반도에서 후손들이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평화로운 삶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통일교육입국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라 할 수 있어

 

▶남북통합교육에 올인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확고한 철학은 무엇인가?

통일교육입국이 내가 이루어야 할 숙명적 과제이다. 우리가 짧은 시간에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발전을 이루었듯이, 통일 후 사회통합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해서 원활하게 ‘One Korea’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계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남한과 북한은 방방곡곡에 학교가 있다.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교육설비나 교원 등에서 차이 나는 것을 사전에 알아보고 바로잡을 준비만 제대로 하면 될 것이다. 그 ‘제대로 된 준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비정치 그리고 비종교적 접근이어야 한다. 그 준비 과정에 특정정치세력이나 종교가 끼어들면 반드시 상대 정치세력 또는 종교와 갈등이 생긴다. 그 갈등은 곧바로 민족균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균열은 외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우리가 후손들에게 할 말이 없게 된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후손들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 책임 가운데 중요한 것이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한반도에서 후손들이 소강국(小强國) 국민으로서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가운데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통일교육입국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정부나 통일부, 교육부 또는 남북하나재단 차원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많이 있다. 우선 통일교육은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 은행에서 우리 법인에 통일사업을 위탁하면서 강조한 것이 오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혜로운 전제 조건이었다. 그렇게 일관되게 지속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만큼, 통일부 또는 교육부에서는 남북교육개발원 소속 초중등선생님들이 추구하려는 제2의 화랑도운동을 지도해 줄 정책라인을 자체적으로 정해 주고 그 정책 담당자들을 자주 바꾸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북하나재단에서 우리 활동을 일정 부분 지원해 줄 수 있도록 매년 지원 계획을 세워나갔으면 한다. 그럴 경우 특정단체에 계속 지원하면 되느냐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곳에서도 이 활동을 하겠다는 단체가 있으면 공정한 경쟁을 시켜서 지원을 해주면 될 것이다. 국가에서는 시민단체가 민족과제인 통일을 추구하는 제2의 화랑도운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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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06 [13:51]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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