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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北 비핵화가 계속 난항할 이유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7/12 [15:01]

<전경만 남북사회통합연구원장>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의 7월 세 번째 방북회담이 별반 성과가 없자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의 이행 가능성에 대해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당초 기대가 줄면서 회의론이 늘고 있다.

다자방식으로 운용…미국압박 약화

당연히 대외관계와 정세는 변동하기 마련이므로 정부는 거기에 맞춰 정책을 현실성 있도록 정교하게 구상해서 면밀하게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 핵 완성을 선언한 북한의 비핵화 경우는 특히 그렇다.

북한이 최초로 비핵화 의사를 전달한 지난 3월초부터 지금까지 보이는 관계 및 정세분석의 현실성, 이에 따른 협상에 임하는 면밀성과 합의를 조종하는 주도성은 미국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여기에서 북한 비핵화가 향후에도 계속 난항하거나 정치적으로 심각해질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우선, 외교적으로 북한은 북미 양자협상 방식을 한국의 중재국, 중국의 후견국 역할을 각각 활용해 사실상 다자방식으로 운용하여 미국의 압박과 요구를 약화시키고 있다. 또한, 전문 관료가 협상을 주도하던 기존의 상향식 방식대신 톱 다운의 하향식 방식을 택했다. 이는 체제보장을 전제하는 합의범위와 수순이 상부지시로 설정되어 고위급이든 실무급이든 향후 협상을 지배할 것이다. 싱가포르회담 직전 수차례의 북미실무회담이 제대로 정상회담을 지원하지 못했던 사례는 향후 상향식 회담에 대한 기대를 희박하게 한다.

북한이 ‘선대유훈’과 ‘선의’라는 간접화법으로 전달한 비핵화 의사를 담은 탓에 CVID와 비핵화 일정표(time table)는커녕 이정표(road map)조차 없이 과도하게 포괄적인 공동성명을 미국은 수용한 셈이다.

둘째, 북한의 핵물질, 핵무기, 핵시설, 핵인력, 탄도미사일 생산과 비치 등에 대해 질과 양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신고와 검증에 대해 북한이 의도하기에 따라 기만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못한다.

과거 9.19공동성명이 일괄적 합의 및 단계적 이행방식을 채택했음에도 3년 만에 실패했는데, 합의를 위한 협상과 이행을 위한 협상을 분리하는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합의 및 이행’ 방식은 비핵화 시간만 지체시킬 것이다.

셋째, 군사적으로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조기 채택되는 경우, 주한미군 주둔문제가 돌출되어 군사적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1954년 제네바 정치회담이후 북한이 줄곧 평화협정체결을 주장하는 배경이 주한미군 철수임은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인지하고 있다.

6.12성명 포괄적·순차적으로 담고 있어

정전협정이 장기화 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1988년 우리가 유엔군축회의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조건으로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 선행을 천명한 바 있다. 이는 운용적 신뢰와 구조적 신뢰를 차례로 구축하는 것으로 북한 비핵화도 그 일환이다. 현행 민족공동체 통일방안도 이에 맞물려 구상되어 채택된 바 있다.

만약, 북한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자발적으로 천명하고 이행한다면, 완벽한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었다고 인정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런데,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지에 이어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조야에 논란이 일고 있다.

넷째, 경제적으로 국제제재를 벗고 개발단계에 부합하는 해외자본과 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정상적 수순으로 비핵화를 통해 국제경제제도와 기구에 일원으로 참여하는 경제개발프로그램을 조기에 실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은밀하게 핵경제 병진노선을 집착하고 세습체제를 유지하는 정도의 낮은 수준의 경제개발을 의도해 비핵화협상을 편법으로 이용한다면, 계획경제의 폐단이 누적되고 장마당경제의 효율성과 충돌해 오히려 체제보장이 대내적으로 불확실해질 가능성도 있다.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적극 협력할 젊은 지도자로서 신사고와 제도혁신을 발휘하는 것이 남북한 3통(통행, 통신, 통상)이 보장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공동번영을 구가하는 역사적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6.12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선 수순이 아닌 역 수순을 적용해 새로운 미북 관계설정,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노력, 한반도 비핵화 완성작업 추진 및 전사자와 실종자 유해송환 등을 그저 포괄적이며 순차적으로 담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비핵화를 후순위에 두려는 북한의 셈법으로 계속 난항에 직면하고 경우에 따라 무리수를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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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2 [15:01]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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