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들의 자립쉼터...후원자들 따듯한 손길이 필요해요”[인터뷰] 하늘쉼터(탈북민여성쉼터) 윤예라 관리실장1년에 두세 번의 명절에도 쌀밥에 고깃국을 먹어보기 힘든 북한주민들이다. 여성과 어린이 40%가 영양실조, 일반주민 60%가 죽으로 끼니를 때운다. 북한주민들은 60세 성인 중 과반이 머리카락이 희고 허리가 구부정하다. 엄밀히 평생토록 영양부족으로 살고 각종 질병이 생겨도 제때에 치료를 못 받거나 아예 생각도 않는 실정이다. 이런 사회제도 현실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다. 최근 서울 은평구에서 하늘쉼터(탈북민여성쉼터) 관리실장인 탈북여성 윤예라 씨를 만나 마주 앉았다.
- 하늘쉼터를 소개해 달라. 지난 2016년 1월에 하늘우산재단에서 설립하여 운영되고 있는 탈북여성 자립쉼터이다. 지난 2024년 4월 갑작스러운 지병으로 사망하신 모친의 사례에서 충격을 받았다. 60세도 못 넘기신 모친의 아까운 인생을 보며 딸로서 자책했다. 그래서 탈북여성들에 대한 관심을 더 깊이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 일에 합류했다.
- 탈북여성들의 입소 이유는 뭔가. 가정폭력, 이혼 등으로 혼자되는 여성들이다. 남한여성들에게는 없겠냐만 그래도 탈북여성은 가족 친척도 없으니 더욱 처절한 모습이다. 주거지를 새로 받으려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을 걸려야하는데 그 기간 우리 쉼터에서 생활을 한다. 수용 인원은 7~10명 규모이다. 여기서 입소자들이 한 가정처럼 생활하는 것이다. -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드물게는 북에서 부부였던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이혼하는 사례도 있다. 뭐든지 풍요로운 자본주의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물질이 풍부해짐에 따라 정신적으로 나태해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럴 때마다 자기정신을 바로 하는데 도움이 되는 신앙생활이 아닐까 한다. 가급적 건실한 신앙생활을 권유한다.
가정폭력, 이혼 등으로 혼자되는 여성 가족 친척도 없으니 더욱 처절한 모습 주거지를 새로 받으려면 짧게는 3개월 길게 6개월 걸려 그 기간 쉼터서 생활
-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가. 우선 개별상담이 있다. 심신이 미약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은 그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놔야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법이다. 레크레이션 강의는 우울과 분노로 가득한 탈북여성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주어 정신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문화탐방과 공연관람 등이 있다. 자연과 더불어 힐링 하면서 마음을 밝게 가진다. - 문제가 되는 회원도 있었는가. 없을 수가 없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도덕적인 동물인데 쉼터는 대중공간이다. 그리고 규칙과 질서가 있다. 이것을 잘 안 지키는 회원도 가끔 생긴다. 빤한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속이는 행위는 정말 옳지 못하다고 본다. 그리고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회원들의 음주문화도 건실하게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고향이 어디인가. 1992년 4월 함경북도 회령서 태어났다. 200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기업소에 배치를 받았다. 부친은 조선인민군 군부대 노무자, 모친은 부양이었다. 부친이 한국의 친척(할아버지 형제)과 중국에서 만난 이후 정기적으로 돈과 물건을 받아오며 생활하였다. 그리하여 회령서 손꼽히게 잘 살았다. - 어떤 일을 하였는가. 자처하여 ‘8·3노동자’가 되었다. 정식 출근하는 노동자가 아닌 ‘가짜노동자’로 기업소에 일정 금액을 내면 출근으로 해준다. 고난의 행군시기(1990년대 중후반)에 각종 8·3이 생겨났다. 기업소 보위원과 안전원, 그리고 청년동맹비서에게 각각 중국돈 50~100위안을 찔러준다. 그러면 기업소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인정해준다. - 다른 노동자들의 직장생활은. 직장에 일감이 없어도 정시로 출근을 한다. 자재가 없어 일할 수 없지만 주변정리(환경미화) 작업이라도 한다. 매일아침 정치독보, 수요학습, 금요강연, 토요생활총화 등 온갖 조직별 정치행사가 많다. 건설현장 및 농촌지원 동원, 여러 사회노동 참여, 명절 때마다 어김없이 하는 충성의 선서 및 노래모임 등이다.
후원자들이 많아졌으면 해 현재 쉼터를 퇴소하는 탈북여성들에게 20만원 상당의 생필품 지원...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 커 50만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안겨준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남한정착에 희망가질 것
- 탈북 동기는 무엇인가. 노동당에 환멸을 느낀 어머니는 먼저 탈북해 바로 한국까지 왔다. 이후 어머니가 돈을 보내왔고 2014년 5월 탈북하였다.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대부분은 인신매매에 걸린다. 나도 그랬다. 어머니가 한국에서 전화로 나를 사겠다고 했다. 2014년 11월 한국에 왔고 이듬해 4월 사회로 나왔다. 정말 악몽 같은 탈북이다. - 사회생활 초기 어떻게 보냈나. 먼저 서울의 한 컴퓨터학원에 입학하였고 회계, 전산처리, 디자인 등을 배웠다. 이후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6년부터 서울기독대학교 컴퓨터강사로 활동했다. 이후 대학에서 성실함을 인정받아 정규직원으로 채용되었다. 하나원 수료 탈북민과 지역주민들 대상으로 컴퓨터교육을 많이 했다. 2024년까지 8년간 성실히 근무했다. - 탈북여성들의 올바른 정착은 뭐라고 보나. 북한과 달리 남한은 여성들을 상당히 배려하고 또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사회이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통일이 되었을 때 남한 같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탈북여성들의 남한정착은 통일의 예비시험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실수도 있고 시련도 있다. 그걸 잘 이겨내야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후원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현재 우리 쉼터를 퇴소하는 탈북여성들에게 고작 2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지원해준다. 지금보다는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굴뚝같다. 적어도 50만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안겨준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탈북여성들이 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남한정착에 큰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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