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체제생존과 보상 확보위한 전략... 문제의식 제시

[화제의 신간] 북한의 위기조성과 기회의 창/ 이주태 지음

윤현중 기자 | 기사입력 2026/01/05 [15:16]

북 체제생존과 보상 확보위한 전략... 문제의식 제시

[화제의 신간] 북한의 위기조성과 기회의 창/ 이주태 지음

윤현중 기자 | 입력 : 2026/01/05 [15:16]

저자는 김정일 집권기 북한의 대외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의도적 위기 조성에 주목한다. 김정일은 소련과 공산권 붕괴라는 불리한 국제환경 속에서도 체제를 유지하며 생존을 위한 기회의 창을 열어두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그 창이 닫힐 위험이 감지될 때마다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는 것이다.

 

, 북한은 대내외적 난관이 커질수록 위기를 만들어 협상 국면을 열고, 그 과정에서 보상과 대가를 확보하는 전략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왔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이러한 위기 조성의 직접적 표적은 미국과 한국이었다. 반면 중국과 북한 내부는 방관자이자 청중의 위치에 놓였으며, 상황에 따라 한·미 역시 표적과 청중의 역할을 오가게 된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북한이 설정한 기회의 창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미 관계에서는 '제한적 비핵화 대 보상'의 구도가 형성될 때, 남북 관계에서는 제한적 화해(和解)대 대가의 구조가 만들어질 때 기회의 창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기 조성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김정일 시기 비대칭전력을 통한 위기 조성, 김정일 시기 군사도발을 통한 위기 조성, 김정은 시기의 위기 조성이다.

 

첫째, 비대칭전력을 통한 위기조성이다.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1998), 핵보유 선언(2005), 1·2차 핵실험(2006·2009)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통해 김정일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기회의 창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대포동 미사일 발사는 제네바합의 이행과 미사일 협상에서 최대한의 보상을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고,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김정일 정권 출범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이벤트로 활용됐다. 핵보유 선언 이후에는 9·19 공동성명이 도출되었고, 1차 핵실험 뒤에는 대북 금융제재 해제와 2·13 합의가 뒤따랐다.

 

둘째, 군사도발을 통한 위기조성으로, 주된 표적은 한국이었다. 1·2차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이 이에 해당한다. 1차 연평해전은 남북 차관급회담 결렬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어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흔들려는 의도가 강했다. 2차 연평해전은 이전 패배를 만회하기 위한 보복적 성격이 짙었다. 연평도 포격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 특히 5·24 조치를 흔들려는 목적과 함께 김정일의 건강 악화, 후계체제 구축이라는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셋째, 김정은 시기의 위기 조성이다. 3차 핵실험(2013), 핵무력 완성 선포(2017), 2018~2019년의 대미·대남 협상, 그리고 2020년 이후의 자가 봉쇄와 도발이 여기에 포함된다. 김정은은 잦은 정상외교와 대화를 전개했지만, 실질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자력갱생과 대미 정면 돌파를 선언하며 다시 대결 국면으로 이동했다.

 

저자는 북한의 위기조성 전략이 김정일 시기에는 일정한 실리확보로 이어졌지만, 김정은 시기에는 대화의 빈도는 늘었으나 실질적 보상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한다.

 

2020년 이후 북한은 코로나 국경봉쇄와 군사도발, ·러 밀착을 병행하며 제재의 틈을 활용해 핵무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제재 공조가 약화된 상황에서 김정은은 당장의 담판보다는 시간을 벌며 장기적 우위를 노리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관통하는 결론은 북한의 위기조성이 충동적 행동이 아니라, 체제생존과 보상 확보를 위한 일관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연구결과는 향후에도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 중요한 분석 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랩 20251219일 발간.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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