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을 4.19광장으로 바꿔야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2025/12/08 [16:24]

광화문광장을 4.19광장으로 바꿔야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 입력 : 2025/12/08 [16:24]

서울에서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제일 먼저 시끄러운 곳이 광화문 일대다. 서울의 한복판일뿐더러 청와대로 들어가는 입구이고 정부종합청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정치적 이슈가 발생하면 어느 단체를 막론하고 광화문 일대를 집회 장소로 선점하려고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공휴일로 지정된 주말에는 특정 단체가 독점하다시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이를 점유하고 있어 이제는 시민들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다닌다.

 전대열 대기자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여러 차례의 정비를 거쳐 폭도 넓어지고 양쪽 도로에 자동차가 다니지만 가운데는 남산을 바라보며 맨 앞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지켜서 있다. 뒤쪽으로는 세종대왕 동상이 있어 수많은 시민의 안락한 휴식처 구실을 한다. 지난여름 그 무덥던 폭서 때에도 대형 분수가 가동하며 외국인과 어린이들의 물장난 놀이가 미소를 짓게 했다.

 

그러나 광화문을 거슬러 올라가면 피로 적셔진 민족의 한이 서려 있다. 서울은 조선 개국과 함께 600년 동안 수도역할을 하는 곳으로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외침을 당해왔고 청일전쟁과 노일전쟁과 같은 외국 전쟁의 싸움터로서 처참한 피해를 당해야 했다. 그 뒤 일본의 강제 합방으로 식민지가 되어서도 3.1만세운동, 6.10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 등의 치열한 저항의 중심으로서 한민족의 독립 저항운동의 핵심이었다.

 

조국이 광복을 이룬 후 비록 미 소 양대국 국제정치의 농단으로 38선으로 분할되었으나 지금 한국은 6.25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있다. 그동안 이승만 독재와 맞싸운 4.19혁명이 일어났고 신군부에 대항한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6.29선언을 쟁취하며 우리는 굳세게 독재정권을 물리치고 이겨온 역사를 자랑한다.

 

그런데 지금 서울시에서는 느닷없이 6.25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정원을 조성한다는 일방적인 발표를 하고 있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한 6.25전쟁에서 아무 준비를 갖추지 못했던 우리 국군은 패퇴에 패퇴를 거듭하며 단 3일 만에 서울을 빼앗겼다. 소련과 중공군이 제공한 신식탱크로 순식간에 낙동강 언저리까지 쫓겨 내려간 한국 정부는 유엔군을 파견한 16개국과 의료 등을 제공한 6개국의 도움으로 간신히 부산을 지켜냈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며 전세는 반전되어 압록강까지 처 올라갔다. 물론 평양을 탈환하여 이승만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승전식도 거행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세는 다시 역전되어 3년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현재의 휴전선으로 정전협정이 이뤄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전쟁의 종식이었다. 맥아더는 만주에 원자탄을 투하하자는 건의를 했으나 트루먼대통령의 거부로 해임되고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로 한 맺힌 군복을 벗었다.

 

이 전쟁에 참여한 22개국에 대한 고마움은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예의다. 그러기에 우리는 부산의 최고 명당자리에 유엔군 묘소를 조성하여 바다를 내려다보며 자기가 지켜준 한국 땅에서 영면한다. 우리나라는 비록 적군이었지만 북한 인민군 묘소와 중공군의 묘소도 파주 일대에 정리되어 있다고 하는데 공식적인 기록은 찾을 수 없다. 중공군의 시신은 중국 측에서 인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일도 있다.

 

따라서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외국인 병사를 추모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 장소는 한국의 역사가 자리 잡고 있는 광화문이 아니라 외국 군대가 주둔했던 용산 시민의 숲 가장 좋은 위치를 찾아야 한다.

 

알려진 바로는 세종 동상 옆에 받들어 총조형물을 건립한다고 한다. 이는 훈민정음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려고 했던 세종의 뜻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조형물을 구성하는 23개의 돌기둥은 7m 높이로 세종 동상 6.2m 보다 높다. 이게 말이 되는가?

 

이와 관련하여 한글학회와 한글문화연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75개 한글 관련 75개 한글단체는 이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청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4.19혁명 공로자회(회장 문정수)를 비롯한 부상자회와 유가족회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125일 광화문 네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청을 방문하여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들의 목소리가 비록 작았더라도 그들의 높은 뜻은 하늘을 찌르는 용기와 투지로 넘친다. 독재정권에 맞서 맨주먹으로 일어섰던 4.19혁명의 숭고한 정신은 3.1만세운동과 함께 헌법전문에 명시되었다. 자유 민주 정의의 정신을 동지들의 피로 물든 광화문 일대를 이제는 4.19혁명광장으로 못 박아야 한다.

 

‘4.19혁명광장4.19혁명공로자회가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기관지의 명칭이기도 하다. 186명의 희생자를 내고 6000여명이 경찰의 총탄에 부상을 입은 4.19혁명을 이번 기회에 4.19혁명광장으로 승화시켜 길이길이 민족역사의 위대한 혁명임을 만세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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