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존과 공동성장...한반도 시대 열어갈 적기?

정복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5/08/19 [16:08]

평화공존과 공동성장...한반도 시대 열어갈 적기?

정복규 논설위원 | 입력 : 2025/08/19 [16:08]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북한을 향해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정복규 논설위원     

 그는 또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고 했다. 이어 남북은 원수가 아니다.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 관계라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이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을 허망한 개꿈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에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면서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거부에도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남북 경제협력 재개를 통한 공동 성장을 제안했다. 이번 경축사는 북한이 민감해하는 비핵화 방안이나 과거 문재인 정부의 첫 광복절 메시지에 담긴 '한반도 운전자론'과 같은 적극적인 대북구상 대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불신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의 호응이 없더라도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무인기 등의 비행을 금지하는 9·19 남북 군사합의를 먼저 복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 언급처럼 한국군만 군사적 완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만 무장해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9·19 군사합의 복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우리만 무장해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통일 대원칙을 확인한 건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북한에 대한 노선 급변으로 우리 내부에서도 일부 동조하는 분위기가 민족 동질성이나 민족적 소명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경축사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19458·15 광복 직후 미국·소련의 한반도 분할 점령으로 남북분단이 초래된 지 딱 80년이 된 올해, 한국인의 뇌리에서 '통일=공동체의 신념'이란 인식은 희미해지고 있다.

 

통일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관점이 뿌리부터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남한과 북한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는 주장마저 진보 진영에서 나왔다.

 

 반공은 '국시(國是·국가 이념)'였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 정권이 차지한 휴전선 이북지역을 힘으로 되찾아야 한다는 인식도 짙었다. 5·16 군사 쿠데타 후 개정된 1962년 헌법에도 남북통일 뒤의 국회의원 수에 관한 조항이 신설되면서 '국토 수복'이란 표현이 처음으로 명시됐다.

 

이 표현은 19727·4남북공동성명 발표 등 대화국면이 조성되며 70년대 이후 고쳐진 헌법에선 사라졌다. 그러나 남북 대결 관점에서 통일을 '민족적 과제'로 보는 국민 시각은 여전했다. 공산주의 체제에 승리해야 한다는 뜻인 '승공(勝共)'이란 단어도 사회 곳곳에서 통용됐다.

 

최근에는 '통일에 대한 회의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에서 통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남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라며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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