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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통일부 예산은 19개 부처 중 규모가 가장 작다. 해마다 예산 꼴찌를 못 면하고 있다. 관심과 기대가 있는 곳에 돈이 쏠리기 마련이다. 정부가 이렇게 통일을 뒷전으로 여기니 국민들이 어찌 통일의 꿈을 품을 수 있으랴. 통일의 소망이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지난 7월 25일 새 통일부 장관이 취임했다. 2004년 7월부터 2005년 말까지 31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전 의원이 다시 임명됐다. 지난 장관 시절의 경험과 꿈을 바탕으로 통일부의 위상을 새롭게 세워주길 기대한다.
통일부는 그동안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정치적 편향성에 휘둘리기 일쑤였다. 대북정책이 정권 변화에 따라 몇 달 만에 뒤집히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통일의 과제는 초당적 사안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였다.
이런 와중에 한반도 통일의 시간표는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가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어느 한 순간 무너지면서 독일 통일의 문이 갑작스럽게 열렸다. 한반도에도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통일의 물꼬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통일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된다.
통일부는 전통적으로 남북교류협력 및 정책수립, 탈북민 정착지원, 통일 교육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이제는 좀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통일 저변 확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 정권과 사회 변화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상세히 외부에 알려야 한다. 북한 내부에 대한민국과 외부 세계의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 탈북민들 통한 정보를 정밀 분석, 취합하고, 제3국 외교 채널이나 해외 민간 교류를 통한 정보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남한 정착 탈북민을 통해 정보가 다시 북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정보가 변화를 만드는 시대다. 정보의 유통만으로 개방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 이것은 현재 북한 내부에서 진행 중인 일이며 앞으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둘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교류를 늘려야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의 정세 변화는 한반도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교 및 정보기관들과 협력해 긴장 완화에 나서야 한다. 한반도 주변의 정세 변화가 긴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결정적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러시아나 중국의 정세변화도 한반도 상황에 수시로 영향을 미친다. 이런 긴장 속에서 남북대화나 교류가 이뤄지면 남한 내부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도 줄어들 수 있다.
셋째, 통일 비용과 경제 효과를 정확히 산출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경제적 부담은 통일에 대한 대표적 오해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편견이나 생활문화 전반의 편차가 큰 것도 어려운 문제지만 경제적 부담이 더 크게 여겨진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이 남북통일의 경제적 긍정 효과를 강조해왔다.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넷째, 다음 세대 통일교육에 투자와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통일의 문이 열린다 해도 통합 과정은 길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통일 시대의 주역이다. 이들에게 남북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상식수준으로 교육해야 한다.
북한에서 남쪽으로 넘어온 다음 세대와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민 자녀들, 남쪽의 다음 세대들에게 통일에 관한 체계적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줘야만 한다. 해답을 찾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교육 현장에서 통일교육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
이 같은 통일 준비를 위해 통일부의 기능과 역할은 오히려 크게 확대돼야 마땅하다. 갈수록 쪼그라들거나 툭하면 폐지론까지 나도는 지경은 안타깝다 못해 화가 난다. 통일부가 예산 편성 1등 부처는 못되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선도해갈 수 있는 핵심 기관으로 우뚝 서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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