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청년이 본 ‘북한의 우크라전 참전’ 국제법적 쟁점 및 현안면책은 전염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심포지엄을 다녀와서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군사개입에 대한 법적 함의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다.
공격이 처벌받지 않는 세상에서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이 심포지엄은 겉보기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법적 논의를 중심으로 구성된 행사였다. 하지만 단순한 국제법 해석의 차원을 넘어, 면책(Impunity)이 어떻게 세계 질서를 좀먹고 있는지, 그리고 이 문제가 한국, 더 나아가 한반도의 미래와 얼마나 밀접히 연결돼 있는지를 실감하게 된 자리였다.
국제법의 한계와 우크라이나 특별재판소
여러 연사들이 지적했듯이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로마규정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의 공격범죄를 다룰 수 없고, 유엔 안보리가 회부하지 않는 한 사건을 기소할 수 없다. 강대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사실상 ‘정의’는 정치력에 따라 좌우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특별재판소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단지 우크라이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의 법적 책임 메커니즘을 복원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를 가진다.
북한의 개입 가능성과 한반도의 의미
심포지엄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북한의 전쟁 개입 가능성에 대한 문제였다. 이미 여러 국제 보도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인력 지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만약 이 같은 행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로마규정 제25조 3항 (d호)에 따라 “공격범죄 방조”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입장은 단순한 제3자의 위치가 아님이 분명해진다. 우리는 수십 년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각종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무력공세를 겪어왔지만, 이에 대한 국제법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늘 미약했다.
국제사회의 면책 문화가 고착화될 경우, 앞으로 한반도에서 정의 구현은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 만약 통일 이후 북한 정권이 국제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과연 지속 가능한 화해가 가능할까?
한국은 행동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방관자일 수 없다. 우크라이나 특별재판소 설립과 같은 국제 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한국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규범과 시스템을 스스로 지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최태현 전 대한국제법학회 회장의 발언이 특히 인상 깊었다. “공격이 처벌받지 않는다면, 국제질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이 말은 단순한 원칙이 아니라, 한국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경고로 들린다. 정의 없는 평화는 허상에 불과하다. 우리는 미래의 통일과 화해가 법적 책임을 회피한 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면책은 전염된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이것이다. 면책은 전염된다. 하나의 전쟁에서 정의가 무너지는 순간, 다음 전쟁에서 책임을 묻는 기준은 더 약해진다.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곧 내일의 한반도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지금 국제법적 정의를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래의 선택지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다. 지금 우리가 침묵한다면, 내일은 우리의 정의가 외면당할 수도 있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국제 인턴 옐리자베타 킴 (우크라이나)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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