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존귀하다. 누구도 법 앞에서는 평등하며 수단을 위한 도구로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작금의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거나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비극이 자행되고 있다. 2023년 현재 남한의 지도자는 북한을 ‘주적’으로 간주하고, 공산북괴의 노예를 해방시키고 우리의 국토를 방위할 수 있는 철저한 이념 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진보가 북한 인권에 침묵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선택적 정의’, ‘선택적 인권’이라며 비판한다. 그렇다면 특정 정치세력은 ‘북한 인권’과 ‘탈북민 인권’에 대해 진심일까.
물론 이념 없는 투쟁은 힘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이념을 위시로 하여 북한에 온 사람을 이념 투쟁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 바로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이다. 한국에서 적응하는 것도 벅찬 탈북민인데, 여동생에게 허위 자백을 받고 증거를 위조하여 간첩으로 몰아간 것이다.
국가보안법 상 간첩죄는 사형까지 처하는 중범죄이다. 이는 향후 사법부 판단을 통해 간첩이 아닌 것으로 판결이 났지만, 관계자들의 사과는 없었다.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언제든지 간첩으로 몰려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공산주의 노예가 든 총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내 부모, 내 형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들을 지키기 위한다는 마음을 먹을 때 가능하다. 공산 독재국가인 북한이 인민을 노예와 수단으로 동원하고 이용하는 그 방법과 다르게, 적어도 남한은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모든 기본 권리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도 남을 때 대공 투쟁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과의 대결의식은 어디까지나 확고하고 절실한 각오와 자발이 바탕이 될 때 형성된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을 정치적 공세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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