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월 대중국 수출이 급감, 전체 수출에 타격이 왔다. 이는 중국의 사전승인 물량보다 폭증하자 통제 나서 주력 수출품인 가발과 인조 속눈썹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발표한 5월 북중 교역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북한의 가발과 인조 속눈썹·수염의 중국 수출액은 1천561만3천 달러(약 202억원)로 전달 대비 32% 감소했다. 북한의 가발과 속눈썹 수출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미했으나 작년 9월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뒤 10월 182만6천 달러(약 23억원), 12월에는 890만 달러(약 115억원)로 급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1월 482만2천 달러(약 62억원), 2월 544만2천 달러(약 70억원), 3월 868만7천 달러(약 112억원)로 꾸준히 늘다가 4월에는 2천305만3천 달러(약 297억원)로 전월보다 165% 급증했다.
가발과 속눈썹은 북한의 주력 수출품으로 5월 북한의 대중국 전체 수출액 2천394만 달러(약 309억원) 가운데 가발과 속눈썹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했다.
가발과 속눈썹의 수출 감소는 북한 전체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5월 북중 교역은 1억8천957만 달러(약 2천433억원)로 전달보다 5% 감소했다.
북한 수입은 1억6천563만 달러(약 2천126억원)로, 전달(1억6천578만 달러)과 비슷했으나, 수출이 2천394만 달러(약 307억원)에 그쳐 전달보다 약 30%나 줄었다.
유엔 제재로 광물 등 지하자원은 물론 농수산물도 수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가발과 속눈썹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북중 최대 교역거점인 중국 단둥에서 원부자재를 들여가 완제품으로 가공해 중국에 재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북한의 가발·속눈썹 수출 감소와 관련, 대북 무역상들은 북중 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교역 과정에서 문란해진 질서를 잡기 위해 중국 세관이 통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에서 가발과 속눈썹은 의류와 함께 원부자재를 보내 임가공한 뒤 완제품으로 들여올 경우 관세를 면제해주는 '가공 수책(加工手冊)' 대상 품목이다.
가공 수책 품목은 사전 신청해 승인받아야 하는데 최근 실제 신청한 물량보다 훨씬 많은 원부자재가 북한에 들어갔고 중국으로 나오는 완제품도 급증했다. 이에 세관이 지난달부터 초과 물량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북중 간 가발과 속눈썹 교역은 향후에도 계속 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중국 내 가발과 속눈썹 수요 증가에 따라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 원부자재를 보내 임가공한 뒤 다시 중국으로 들여오는 교역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엔 제재로 수출할 품목이 마땅치 않은 북한은 가발과 속눈썹을 효자 수출품으로 여기고 있으며 중국 무역상들도 북한 제품이 정교해 만족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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