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통일전술과 대남침투

고성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01/27 [16:21]

북한의 통일전술과 대남침투

고성호 논설위원 | 입력 : 2023/01/27 [16:21]

최근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반정부 활동을 벌이고 이를 북한에 보고해온 간첩단 사건이 화제다. 이른바 창원 간첩단사건에 더해 제주와 전주 등 전국 도처에서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고 친북적 행동을 해온 인사들의 소속과 활동상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큰 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의 전, 현직 간부가 연루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간첩단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은 "해외에서 동포들 몇 번 만나고 시민단체의 활동과 관련하여 이메일을 몇 번 주고받은 게 전부"라거나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탄압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뚜렷이 밝혀지겠지만, 이번 간첩단 사건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는 이른바 민주민중그리고 자주평화등 진보단체로 위장해 활동해 왔다는 점이다. 둘째는 캄보디아 등 제3국에서 접선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북한과 내통해왔다는 점이며, 셋째는 적폐청산이나 친일청산, 미군철수 등 그럴 듯한 구실로 국민감정을 부추겨 온 것이다.

 

이번 북한 간첩단 사건이 우려스러운 점은 간첩행위에 더해 지난 정부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는 이번 간첩단 사건을 인지했는데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를 고려해 조사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정부는 이런 문제까지 포함하여 국민의 의구심을 속 시원히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요즘 같은 시기에 무슨 간첩이 있겠나?"라는 말도 들리지만, 이런 말은 의도적인 친북적 입장이거나 아니면 순진한(naive) 대북관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북한의 대남정책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북한 당국의 일차적 목표는 적화통일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수령 체제의 단일 국가, 김정은을 수반으로 노동당이 지배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북한은 통일합목적 정권으로서 적화통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평화적이든 폭력적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폭력적 수단은 전쟁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쟁은 6.25 도발에서 교훈을 얻었듯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 평화적수단을 내세우는데, 이는 곧 남한 내부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킨 후 이 혁명정부를 접수하는 방식이다.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NLPDR)이 바로 이것인데, 1980년대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활동했던 NL파와 PD파가 추구했던 목표이기도 했다. 이번의 간첩단 사건도 평화적 수단의 영역에 속할 것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사회주의 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약자에 눈을 돌려왔는데 이게 곧 통일전선전술이다. 통일전선전술이란 비록 북한이 추구하는 적화통일에 동조하지는 않지만, 우리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대한민국의 힘을 소진시키려는 전술이다. 지난 시기에는 반독재와 노동해방 그리고 빈민지원 등 당대의 문제해결을 전면에 내세워왔다면, 오늘날에는 비정규직 문제, 철거민 보상 문제, 사드 배치, 그리고 한미군사훈련 등 온갖 국민적 관심사에 개입하면서 소외된 국민과의 연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나 시민단체가 통일전선전술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특히나 진보단체가 주요 타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간첩단 사건에 민노총의 전, 현직 인사들이 개입되어 있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이번 간첩단 사건과 관련하여, 관련자들은 극구 부인하면서 묵비권 행사운운하거나 일부 단체들은 정권차원의 의도적 조작이라고 하면서 이 사건을 부정하려 하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런 항변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떳떳하다면 본인들 스스로 이실직고 하여 혐의를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이른바 관련 단체들도 자신들의 혐의를 벗기 위해서라도 사건을 파헤쳐달라고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밝혀 혐의가 사실로 발견되면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혐의가 없다면 이 또한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시민운동을 명분으로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말리지 않도록 자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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