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 남북정상 친서 공개 의도: 김정은의 대남 영향력 과시와 남남갈등 유도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기사입력 2022/04/25 [17:27]

[분석] 북, 남북정상 친서 공개 의도: 김정은의 대남 영향력 과시와 남남갈등 유도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입력 : 2022/04/25 [17:27]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한 사실을 22일 공개했다. 북한 발표에 의하면 420일 문 대통령의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되었고, 바로 다음 날인 21일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회답 친서를 보내왔다.

 

북한 발표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북정상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 것에 대해 언급하고 퇴임 후에도 남북공동선언들이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마음을 함께 할 의사를 피력했다.

 

북한의 발표 내용을 분석하면 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남북정상이 친서를 통해 덕담을 주고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북한이 이 같은 친서 내용을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퇴임 후에도 남북정상선언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화해 메시지와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간주하면서 대북 선제타격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 강경 입장을 대조시킴으로써 한국사회의 남남갈등을 촉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북한은 2019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합의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도 않는 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퇴임 후에도 남북공동선언들이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마음을 함께 할 의사를 피력했다면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견제하는데 문 대통령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이 남북정상의 친서 교환 내용을 일반 주민들이 보는 로동신문에는 공개하지 않고, 외부세계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것도 남한사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받았고, 시진핑 주석과도 구두 친서를 교환했다. 김정은은 북중 정상 간의 구두친서 또는 축전 교환 등을 통해 북중 우호관계를 대내외에 의도적으로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함으로써 양 정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북미협상을 성공시키려 했으나 북미 간의 입 장차이가 워낙 커서 결국 2019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노딜로 귀결됐다.

 

북한이 현재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따뜻한 안부 인사를 보낸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퇴임 인사를 전하면서 핵실험은 절대로 안 된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청와대 발표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국의 차기 정부와도 남북협력에 임해줄 것을 부탁했지만 북한은 그 같은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북한만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의미 없는 부탁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이번 친서 교환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적극적 의지와 대북 전략 부재 모두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정교한 대북 전략과 그것을 수립하기 위한 T/F 및 치열한 고민과 토론이 없었다. 그러므로 차기 정부는 이명박 정부 시기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왜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가 계속 악화되어왔는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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