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북 뉴스역설] 사냥꾼이 살통 났다? 북한 금연법

식량난으로 밀주와 음주를 철저히
근절하는 와중에 금연법까지 채택하면
백성의 시름은 무엇으로 풀어야 하는가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1/19 [21:33]

[기자의 북 뉴스역설] 사냥꾼이 살통 났다? 북한 금연법

식량난으로 밀주와 음주를 철저히
근절하는 와중에 금연법까지 채택하면
백성의 시름은 무엇으로 풀어야 하는가

통일신문 | 입력 : 2021/01/19 [21:33]

 

 


얼마 전 진행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11차전원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회 정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금연법을 채택함에 대하여’가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음을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보도했다.

금연법에는 국가금연정책의 요구에 맞게 담배생산 및 판매, 흡연에 대한 법적,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여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보다 문화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하는데서 지켜야 할 준칙들이 규제되어있다.

기자의 견해로는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담배에는 인공적인 행복감을 유발하는 물질인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어 일찍이 인간에게 접근하였다. 현실적인 행복감을 추구할 수 없을 때의 속성적인 갈구의 대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여 사색초, 화풀이초, 상심초 등 많은 대명사로 불리우고 있지 않는가?


북한 주민들의 경우에는 니코틴이 코카인이나 암페타민과 같은 마약성 약물과 비슷한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고질적인 습관이기 전에 어려운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그 나마 순간의 안정을 추구하려는 심리적인 악습이다. 건강이나 환경적으로는 악습일지 모르나 다르게 보면 유익한 치유방법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발전된 사회에서 금연을 권장한다. 생명과 건강도 배부른 다음의 걱정이기 때문이다. 차려진 명도 다 살지 못할 일상의 위기 속에서 언제 건강을 논할 수 있으며, 유일한 심리 안정제인 담배를 끊으라면 끊겠는가?

금연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정에 부합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모르지 않으면서 왜서 금연법을 채택하였는지 따져보았다.

예측컨데 김정은이 담배를 끊은 것이 뻔하다. 애연가인 그에게 비정상적인 육체변화로 인한 건강상 문제로 금연이 권고되었다는 것은 아는 사실이다. 절대 끊지 못할 것 같더니 용단을 내렸는지, 아니면 강요를 당했는지, 여하튼 끊은 모양이다.

시어미 역정이 개 배 찬다고 바르지 않은 심술이 북한 주민들을 유린하는 동기로 되었다. 아직은 건전한 문화보다도 원시적인 만족감이 절실한 그들의 삶이다. 식량난으로 밀주와 음주를 철저히 근절하는 와중에 금연법까지 채택하면 과연 백성의 시름은 무엇으로 풀어야 하는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채택한 법이다.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에서 담배공업은 무시할 수 없는 외화수입원이었다. 해서 다른 나라에서 배척받는 담배가 북한에서만은 미화 포장되어 선전되었으며 대량적인 판매가 구애됨이 없었다.

사회로 흘러드는 ‘담배’ 라는 상품만은 철저히 외화로 결제되며 그렇게 얻어진 외화수익이 김정은의 돈줄에 직결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공업의 중추였던 담배공업을 금연법으로 강타한다는 게 쉽게 이해가지 않는다. 역시 이성을 잃은 심술이 아니면, 좋게 분석하여 아직은 깔고 있는 외화가 두터운 모양이다.

배부르고 비대한 자에겐 독이지만 배곯고 허기진 자에게는 약이 되는 담배이다. 고통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에 스스로 만든 또 하나의 고통이 강요되고 있다.

북한의 위기는 사실상 유엔의 경제제재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부터 자처하는 것이다. 표면상 발전된 문화생활, 사회주의 생활양식으로 극구 선전하겠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예측 못한 역효과가 나타나리라고 본다.

담배 본위주의라고 할 수 있던 뇌물문화가 새롭게 변질되어야 하고, 단속하고 단속받는 자의 새로운 사냥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한 마디로 사냥꾼들이 살통 났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회, 유일하게 남아 있던 흡연의 자유마저 북한 주민들은 빼앗기고 말았다. 


이도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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